[창간 10주년] 김동섭 KB국민은행 중국법인장 “현지영업 본격화, 3년내 ROE 10% 달성”

입력 2020-10-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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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투자금융 현지업체로 확대
산업·고객별 포트폴리오 다양화
국내 본사와 공조 강화
영업 연속성·경쟁력 확보

올해 초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대면 영업이 중심인 해외 영업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를 맞았다. 올해는 시중 은행 등 국내 금융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원년으로 삼은 해다. 불안정한 시장에서 경영 확대를 강행해야 하는 만큼 공포감과 불안감은 커졌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공략은 멈추지 않았다. 해외 점포와 국내 본사 간 실시간 위기대응반을 꾸리고 정부, 각국 대사관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글로벌 영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금융사들의 전략을 짚어봤다.

▲김동섭 KB국민은행 중국법인장.
▲김동섭 KB국민은행 중국법인장.
“영업 현지화를 통해 3~5년 내에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달성하겠습니다.”

김동섭 KB국민은행 중국법인장이 가장 먼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충격에 빠졌던 중국 시장에서 밝힌 포부다.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김 법인장은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늦게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올해 현지화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바탕 휩쓸고 가면서 어려운 영업 환경이지만, 국내 본사와 공조 체재를 강화해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빠르게 위기 상황을 극복한 만큼, 하반기에는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지화 영업 원년, 공격적인 영업

김 법인장은 5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에서 중점적으로 하는 기업투자금융(CIB) 비즈니스 모델을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현지 업체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빅데이터 핀테크 업체와 협력해 조만간 플랫폼비즈 등 사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중국법인은 중국 내 한국계 법인 은행 중 가장 늦은 시기인 2012년에 설립됐다. 8년 차인 올해 그동안 집중했던 CIB 사업을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에서 현지 업체로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3% 수준인 ROE를 향후 3~5년 내에 10%까지 3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열쇠는 ‘현지화’다. 자본 대비 순익인 ROE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이자 은행 임원 및 최고경영자(CEO) 평가에도 활용되는 주요 지표다.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신규 비지니스모델 창출이 돌파구다. 김 법인장은 “현지화 영업 활성화를 위해 현지 영업인력과 조직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며 “현지 직원을 양성해 현지 직원의 고급 관리자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법인은 코로나19 영향을 글로벌 지역에서 가장 많이 받은 곳 중 하나다. 김 법인장은 “기업금융 위주 영업 특성상 대면영업이 불가능해지고 기업들의 생산 활동이 중단되면서 신규 고객 유치에 다소 어려움을 겪은 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내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수익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현지 스타트업과 진행하고 있는 플랫폼비즈 같은 비대면 영업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산업과 고객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리스크 발생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최악의 위기상황, 韓본사와 협력 대응

중국법인은 올해 초부터 큰 위기 상황을 맞았다. 올해 1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정부의 강력한 통제 조치로 각종 경제지표가 최악으로 향했다. 김 법인장은 “2분기부터는 경기지표가 반등을 보이면서 하반기 경제전망이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위기는 오히려 현지 법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됐다. 한국 본사와의 긴밀한 협조 체재를 통해 현지 영업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김 법인장은 “중국 내 방역물품이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국 본점에서는 마스크를 비롯한 각종 방역물품을 적시에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국내 글로벌사업그룹 내에는 해외 지점과 현지법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지원본부가 별도로 설립돼 있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속도감 있는 지원이 가능했던 이유다.

규제의 중국시장…현지화 관건

중국의 은행 산업은 국내와 비교해 규제의 종류도 많고 엄격하게 적용된다. 김 법인장은 “중국의 모든 대형 상업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 혹은 각종 관리체계 등을 소규모 외국계은행(KB중국법인)에도 거의 예외 없이 적용하고 있어 제약이 많다”며 “대부분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을 출시할 경우 감독 당국의 직간접적인 승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물리적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비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중국은 규모가 크고 반면에 정보공개가 제한적이다. 외국계 금융기관은 기업정보 등을 포함한 각종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현지 기업의 여신심사 과정에서 갖가지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김 법인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인 자체적으로 우수한 현지 심사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하면서 현지 기업에 대한 심사 경험을 계속 축적해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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