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도 노동자다"...배달 플랫폼 노사 자율협약 체결

입력 2020-10-06 11:04 수정 2020-10-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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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포럼’ 1기 참여자들이 6일 서울시 중구에서 협약식을 열고 기업과 배달라이더 노조 간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다원 기자 leedw@)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포럼’ 1기 참여자들이 6일 서울시 중구에서 협약식을 열고 기업과 배달라이더 노조 간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다원 기자 leedw@)

"라이더도 노동자다"

배달 플랫폼 산업 종사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사가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상설협의기구를 마련해 대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민간 주도로 노사 자율협약이 맺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포럼’ 1기는 6일 서울시 중구에서 협약식을 열고 기업과 배달라이더 노조 간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당사자는 민주노총서비스연맹, 라이더유니온, 배달의민족, 요기요, 스파이더크래프트로 약 7만5000명에 이르는 배달라이더가 포함된다. 지난 4월 출범 이후 6개월여 만에 합의를 도출한 셈이다.

포럼은 플랫폼 경제 발전과 플랫폼 노동종사자 권익 보장에 관한 합의문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합의문은 플랫폼 기업과 플랫폼 노동종사자, 노동조합에 대해 정의한다. 배달 플랫폼 기업이 고용자 입장이란 것을 인정하고 라이더 등 배달 종사자는 노동자 지위에 있다고 명시한 것이다.

이어 합의문에는 △공정한 계약 △작업조건과 보상 △안전과 보건 △정보보호와 소통 등 분야에 대해 종사자와 기업 각각의 권리와 책임을 보장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포럼은 협약 내용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상설협의기구를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해당 기구에는 협약에 참여한 기업과 노동조합, 공익전문가를 비롯해 이후 서명에 동참한 기업과 노동조합 참여도 보장한다. 기구에 참여할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포럼 관계자는 “시장에 여러 주체들이 계신데 참여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향후 기구에서는 △배달료 기준과 체계 개선방안 마련 △플랫폼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업무 배분에 관한 서비스 정책과 기술적 요소 △배달서비스분야 직업훈련 인프라 및 협력 프로그램 구축 등 산업 발전과 종사자 권익 보호에 관한 논의도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포럼 참여 주체들은 플랫폼 노동을 포괄하는 사회안전망과 고용서비스 체계를 확립하고, 배달서비스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특히 이륜차 종합보험과 관련해 합리적 수준의 보험료를 설정하고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제도를 확대·개편해 노동자 권리를 보호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 동안 배달노동자들은 산재 적용을 어렵게 하는 '적용 제외' 규정과, 특히 '전속성'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배달서비스 수행을 위한 필수적 비용구조를 파악해 안전운행,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한 적정 배달료에 대한 근거도 마련한다.

포럼 참여자들은 민간이 주도해 산업 발전을 위해 노사가 힘을 모은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달 산업의 두 가지 고질적 문제인 지역 봉건적 이슈와 서울 수도권의 알고리즘 문제에 대한 해결 기반을 마련한 협약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협약이 현장에서 살아 숨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민간에서 노사가 자발적으로 플랫폼 노동에 대한 협약을 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 협약이 실효성 있는 정책마련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협약식에는 포럼 위원장인 이병훈 중앙대학교 교수와 박정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국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과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문지영 스파이더크래프트 대표 등이 참석했다. 또한 조대엽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등도 자리해 축사를 전했다.

해당 포럼은 올해 4월 1일 출범했다. 6개월 동안 총 12번의 회의를 열었고 이날 6번째 전체회의 겸 협약식을 열어 최종 합의문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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