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좌초설 주장' 신상철 2심서 뒤집혀 무죄…법원 "공익 목적"

입력 2020-10-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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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국민의 논쟁 자체 봉쇄 우려"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천안함 좌초설 주장'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에 신상철 씨가 출석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천안함 좌초설 주장'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에 신상철 씨가 출석하고 있다.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하다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신상철 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6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신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 씨의 표현 방법에 과장된 부분이 보이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담겨있지만 글의 주된 동기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신 씨에게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당시 천안함 사고와 관련해 군과 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는 당연히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영역"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포함하거나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해 비난한 부분은 내용의 비합리성, 표현의 부적절성 등 비판 여지가 크다"면서도 "명예훼손죄 구성요건을 해석하면서 표현 방식을 문제 삼아 쉽사리 형사처벌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공적 관심 사안에 대한 국민의 논쟁 자체를 봉쇄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천안함 진상조사 민·군 합동조사위원이었던 신 씨는 2010년 3월경부터 6월경까지 34차례에 걸쳐 정부와 군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작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과 발언으로 국방부 장관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그해 8월 불구속기소 됐다.

신 씨는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좌초에 의한 것임에도 정부와 군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인한 것처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신 씨는 북의 어뢰 공격이 원인이라고 발표한 조사단 발표와 달리 천안함 침몰 1차 원인을 좌초, 2차 원인을 선박이나 미 군함과의 충돌이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2016년 1월 신 씨가 게시한 글 34건 중 2건을 유죄로 보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 씨가 올린 글 중 32건은 사고 원인 자체에 관한 의혹 제기여서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건은 군이 침몰 원인 조작을 위해 구조를 고의로 지연시켰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고, 국방부 장관이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내용으로 당사자 명예가 훼손됐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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