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거대 IT기업 독점적 지배력 남용…분할 등 규제 강화해야”

입력 2020-10-0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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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점 소위원회, 16개월간의 조사 끝에 보고서 발표
“지배적인 온라인 플랫폼 분리할 것” 제안

▲미국 거대 IT 기업들이 의회의 강한 반독점 압박에 직면했다. 미 하원 법사위 산하 반독점 소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IT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제안했다. 왼쪽부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AP뉴시스
▲미국 거대 IT 기업들이 의회의 강한 반독점 압박에 직면했다. 미 하원 법사위 산하 반독점 소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IT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제안했다. 왼쪽부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AP뉴시스
미국 의회가 실리콘밸리 공룡에 대한 본격적인 반독점 규제에 나설 첫 단추가 끼워졌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 산하 반독점 소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형 IT 기업들이 자신의 독점적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분할 등 규제 강화를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반독점 소위는 아마존닷컴과 애플, 알파벳 산하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IT 대기업 4개사의 독점 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 16개월간의 조사 끝에 이날 449페이지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IT 대기업, 혁신 위축시키고 민주주의 방해”

보고서는 “이들 4개사는 시장을 통제해 승자와 패자를 자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 문지기와 같은 존재”라며 “이들은 경쟁 위협을 차단하고자 자신의 지배력을 남용해 혁신을 위축시키고 소비자를 위한 선택의 폭을 줄였으며 민주주의를 방해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한때 기존 상황에 도전했던 작고 약체였던 스타트업들이 석유와 철도업계 거물들의 시대에 우리가 마지막으로 목격했던 독점 기업으로 변했다”며 “이들 4개사는 너무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권력은 적절한 감독과 집행의 대상이 돼야 한다. 우리 경제와 민주주의가 위태롭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페이스북과 구글은 독점적 지배력을 갖고 있으며 애플과 아마존도 중요하고 지속적인 시장 지배력을 지니고 있다”며 “반독점 집행기관이 이들의 지배력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쟁사 서비스와 제품, 동등하게 취급해야…반독점법 개정도 필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고서는 “일부 지배적인 온라인 플랫폼을 다른 사업과 분리시키고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것을 금지하며 경쟁사 서비스와 제품을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인수·합병(M&A)을 실시할 경우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심사기관이 아닌 기업이 입증해야 한다”며 “아울러 좀 더 강력한 법 집행이 가능하도록 반독점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56년 은행지주회사법이 대형은행의 보험사나 부동산업체 인수를 막은 것처럼 보고서는 지배적인 플랫폼이 이 플랫폼에 의존하는 기업과 경쟁하며 운영되는 것을 막는 구조적 분할 방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반대에 제안 의회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

이번 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의회가 향후 법 개정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또 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IT 대기업에 대한 제소를 검토하는 정부에도 압력을 가하게 된다.

의회 조사와 별도로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각각 구글과 페이스북을 독점 금지법 위반 혐의로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인 공화당의 반대에 의회에서 이번 보고서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반독점 소위원회에 속한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보고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공화당 소속의 켄 벅 의원은 “IT업체에 대한 우려는 공감하지만, 민주당의 정책 권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개선을 체인톱이 아닌 메스로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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