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생산성 30%·품질 44% 향상… 제조업의 희망 ‘스마트공장’

입력 2020-10-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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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공장의 미래 이미지. 직원이 냉각대에 배열된 제품의 조업 실적과 치수 정보를 스마트 기기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 포스코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공장의 미래 이미지. 직원이 냉각대에 배열된 제품의 조업 실적과 치수 정보를 스마트 기기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 포스코

#마스크 제조업체 ‘이앤더블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주문량이 폭증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월 1210만 장을 생산했으나 9월 기준 1800만 장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량을 30%가량 높일 수 있었던 데에는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이 주요했다.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삼성전자, 중기중앙회가 2018년부터 진행한 사업으로 삼성전자가 5년간 매년 100억 원, 정부가 100억 원씩 총 1000억 원을 지원한다. 이앤더블유는 올해 3월 구축 지원 사업을 신청했다. 상반기에 삼성전자 소속 멘토가 파견돼 제조현장 혁신 활동을 완료했고, 이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최종 스마트공장 운영시스템은 올해 12월 완료할 예정이다.

이앤더블유의 사례처럼 스마트공장이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마스크 제조 업체뿐 아니라 진단키트, 손 세정제 업체 등 코로나19 뒤 주문이 몰리는 업종에서 스마트공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이는 정부의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기조와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스마트공장은 1만2660곳 보급됐으며, 정부는 올해 누적 1만8000개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내년에 누적 2만4000개, 2022년에 3만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공장 보급의 성과는 뚜렷하다. 올해 5월 발표된 ‘스마트공장 보급사업 성과분석’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중소기업은 평균적으로 생산성이 30% 증가했고, 품질은 43.5% 향상됐다. 동시에 원가는 15.9% 감소했고, 납기 준수율은 15.5% 늘었다. 매출액은 평균 7.7% 늘었고, 고용은 평균 3명 증가했다. 반면 산업재해는 18.3% 줄었다. 이 조사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5003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다. 올해분의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 성과 분석 연구는 6월 착수해 아직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결과는 올해 12월 말이나 내년 초에 공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스마트공장 도입 수준을 보면 고도화 단계는 사실상 전무하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올해 4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도입공장 대다수가 기초 단계이며, 중간 1단계는 18.7%, 중간 2단계는 1.5%에 불과하다. 스마트공장 구축 수준은 레벨1부터 5까지 나뉜다. 레벨 1·2는 기초 단계, 레벨 3은 중간1 단계, 레벨 4는 중간 2단계, 레벨 5는 고도화 수준으로 구분된다. 즉 기초 수준인 레벨 1·2가 도입 공장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고도화 수요도 크지 않다.

중기부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고도화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 낮은 편이며, 독일도 한국과 비슷하다”고 전제하며 “1·2단계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 4·5단계로 모두 갈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공장 보급사업 성과분석’ 결과에서 구축 수준별 성과를 봐도 도입 수준이 낮을수록 생산성 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7월 ‘스마트 제조 2.0’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기존에 중기부가 추진하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한층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큰 틀은 AI·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소기업 스마트공장을 고도화하고, 마이제조데이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마이제조데이터는 제조데이터 활용 이익을 데이터 생산 제조기업에 환원하는 서비스 모델을 뜻한다.

‘스마트 제조 2.0’을 위해 중기부는 AI 중소벤처 제조 플랫폼(KAMP: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 구축의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로 NHN과 KT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민관이 협력해 올해 하반기까지 AI 표준모델 50개를 구축·개방하고 현장 적용을 희망하는 기업에 전문가 컨설팅과 실증을 지원할 계획이다. 뿌리 산업의 요구를 고려해 금형, 주조 등 뿌리 분야 중심으로 10개를 우선 구축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고도화 단계 수요가 현장에서 적은데도 정책이 헛다리를 짚는 게 아니냐는 물음이 생긴다.

중기부는 KAMP가 ‘스마트공장 고도화’와는 차원이 다른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전체를 고도화하지 않아도 AI 플랫폼으로 알고리즘을 만들어 더 정교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포스코가 가동하는 ‘AI 고로’는 품질 검사와 쇳물 온도 측정 등을 사람 대신 도맡아 한다. AI고로를 구축하려면 알고리즘 분석이 가능해야 하고, 알고리즘 분석을 하려면 데이터가 쌓여야 한다. 중소기업은 이 같은 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어렵다. 따라서 정부가 이를 민관과 협력해 구축하겠다는 것이 KAMP다.

중기부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공급 기업이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하고, 고도화한 솔루션이 다시 스마트공장에 공급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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