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재택근무 해보니…“저녁 있는 삶 좋아…업무의 끝은 불명확”

입력 2020-10-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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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 돈독·교통비 줄고 외식비 늘어…화상회의 중 아이 들어오고 메신저 로그인에 민감”

(출처=경총)
(출처=경총)

국내 가전회사에 재직 중인 30대 직장인 A씨는 일주일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집에서 근무를 시작하고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저녁이 있는 삶’이다.

A씨는 “퇴근 시간이 없고 업무종료 후 바로 가족과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가족들은 내심 반기는 눈치”라고 말했다.

같은 회사 팀장급으로 2주일째 재택근무를 하는 B씨도 “아이와 함께 식사하는 등 얼굴 보고 대화할 기회가 많아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고 재택근무의 장점을 꼽았다.

이들이 꼽은 재택근무의 단점은 외식 지출이 늘었다는 점이다. A씨는 “교통비는 줄었지만, 외부 미팅이나 사내식당을 이용하던 것에서 배달음식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금전적 부담도 커졌다”고 말했다. B씨도 “식사를 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같은 회사 소속이고 재택근무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만, 재택근무 선택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B씨는 “업무 중간의 방해 없이 온전히 스스로 업무를 관리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아진다”며 재택근무를 택했다. 반면, A씨는 “회사 정책상 일부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임원진을 비롯한 상사들은 대부분 출근을 하고 있다”며 오피스 근무를 선호했다. 이어 “팀장이나 프로젝트를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을수록, 경영진일수록 재택근무를 선호하지 않을 것 같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젊은 직원들일수록 재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회사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C씨는 “재택근무로 출퇴근 시간이 없어 효율적인 시간 관리와 육체적인 피로도가 줄었다”라면서도 “재택 업무를 해가면서 식사나 가사일, 아이 돌봄 등에서는 100% 자유로울 수 없다”고 털어놨다.

C씨는 “아무리 언택트 시대라고 하지만 직장이라는 곳은 선후배 동료들 간의 오프라인 근무 환경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광고회사에서 광고제작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팀장급 D씨에게 재택근무는 하나의 일상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이후 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해왔고, 이전에는 해외출장 이후 자가격리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해왔다.

그는 “사무실에 같이 있으면서도 카톡으로 대화하거나 다른 층에 있는 직원과도 꼭 필요한 일 아니면 카톡이나 메일로 소통해왔기 때문에 재택근무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단, 재택근무를 위해 독립된 공간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D씨는 “재택근무 화상회의 중에 아이가 들어오거나 반려견이 달려오는 경우, 친한 직원들끼리는 웃어넘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회사로 출근해서는 사내 메신저에 접속해있지 않아도 일하고 있겠구나 생각하는데 재택근무할 때는 메신저가 켜져 있는지에 더 민감해지는 것 같다”고 속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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