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눈물의 비디오' 다시 찍나

입력 2008-11-14 08:46 수정 2008-11-1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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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해고 현실화...조직개편 노사갈등 심화

SC제일은행이 IMF 외환위기 당시 온 국민의 심금을 울렸던 '눈물의 비디오'를 다시 찍게 될 처지에 놓였다.

최근 본부 조직개편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노사협상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파국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울며 겨자먹기' 희망퇴직

SC제일은행은 지난 8월말 본부조직의 29%를 축소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본부조직을 기존 133개 부서에서 95개로 대폭 축소하고, 기존 직무의 25%인 572개 직무도 없앤다는 방침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본부조직 개편에 있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영업점으로 재배치하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은 9월초 영업지점장을 대상으로 기습적인 후선역 발령을 단행해 노사간 갈등이 심화돼 왔다.'후선역'은 회사측이 제시한 영업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임시 보직으로서 은행권에서는 해고의 실질적인 전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전년도의 업무평가를 근거로 연초에 단행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어서 노조측은 은행측이 실질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간주하고 강력 반발해 왔다.

현재까지 197명이 희망퇴직을 한 상황이며, 본점 직원 572명중 150여명이 일선 영업점으로 재배치된 상황이다. 여기에 추가적인 감원이 지속될 거라는 소식에 사내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과 다름없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외형적인 모습은 '희망퇴직'이나 실제로는 강제적인 퇴직과 다름없다"면서 사측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심지어 일부 임원이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 노조측이 해당 임원을 경찰에 고발 조치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관계자는 "당초 본점 인력의 영업점 재배치는 당초 노조가 바랐던 바이나 은행측이 이를 강제퇴직을 종용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사협상 난항 '파업예고'

SC제일은행 노사간 갈등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양측의 뚜렷한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다.

회사측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원 감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방침이고 노조측은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경영진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같은 견해차를 좁히고자 노사 양측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닷새에 걸쳐 이른바 '끝장토론'을 벌였으나 결국 해법을 모색하는 데는 한계점을 드러낸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은행이 현재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측에 요구한 '경영합리화 MOU' 내용 중에 인적 구조조정 및 직원 급여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법적으로 노사간 합의가 있어야 하는 문제이지만 사측이 철저히 함구한 채 밀어붙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노조측은 오는 17일 사측과의 협상을 제안해 놓은 상태이나 지난달 말에도 사측이 협상을 거절한 상태여서 이에 응할 지 의문이다.

이에 관련 노조 관계자는 "이는 현행 노조 집행부의 임기가 내년 2월 말 끝나고 12월이면 차기 집행부 선거일정이 시작된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전형적인 '시간끌기 작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사측이 지속적으로 협상을 미룰 경우 이르면 노조측은 다음주 파업에 본격 돌입할 방침이어서 다시한번 파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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