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피격 공무원 아들 매일 고통 속에 살아가는데 돌까지 던져야 할까

입력 2020-10-07 16:25 수정 2020-10-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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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향한 비난, 또 다른 고통… 2차 가해 멈춰야

▲6일 북한군의 피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 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와 관련한 기사에는 2차 가해성 댓글이 달렸다. (네이버 기사 댓글 캡처)
▲6일 북한군의 피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 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와 관련한 기사에는 2차 가해성 댓글이 달렸다. (네이버 기사 댓글 캡처)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몇몇 사람은 유가족을 향해 “그만 좀 하라” “돈이 궁하냐”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인지 의문이 들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허덕이는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은 곳곳에 있었다. 용산 참사 피해자 가족에게, 죽음을 선택한 쌍용차 해고노동자 가족에게, 아이를 잃고 거리로 나온 가족에게 사람들은 너무 쉽게 돌을 던졌다.

2020년 10월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북한군 피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이 씨의 아들 A 군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A 군은 매일 고통 속에 살아간다며 문 대통령에게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했다. 그런데 편지를 읽은 몇몇 사람이 A 군에게 돌을 던진다. “너는 뭐했냐 아버지 월북하는 동안” “고2라 그런가 받아쓰기 잘했구먼” 등 감당하기 힘든 삶을 살아갈 아이에게 서슴지 않고 2차 가해를 한다. 진심을 담아 호소한 편지가 조작이라고 얘기한다.

A 군은 고등학교 2학년, 18살이다. 사는 동안 아빠의 죽음을 마주할 거라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을 테다. 그런 A 군에게 지금 상황은 너무나도 참담할 게 분명하다. 열심히 일하던 아빠의 모습, 가정을 끔찍이 아끼던 아빠의 모습은 이제 볼 수 없다. 장례조차 제대로 치를 수 없다. 일어나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평범하지 않은 아빠의 죽음을 맞이한 18살 아이가 감당할 짐이 얼마나 무거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가뜩이나 슬픈 상황에 사람들이 던지는 돌로 두 번, 세 번 더 아파야 한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던진 돌은 감내하기 힘든 고통으로 다가온다. 세월호 유가족은 악성 댓글로 인한 2차 가해에 “아이들도 죽었는데 우리까지 죽어야 하냐”며 아픔을 호소했다. 여전히 고통 속에 살아간다. 교통사고로 자식을 잃은 김민식 군의 부모는 지금까지 악성 댓글에 시달린다. 쌍용차 해고자 아내 절반 이상은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기까지 했다. 기사에 달리는 악성 댓글을 보며 고통을 인내하고 또 인내한다.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이들에게 2차 가해는 또 다른 고통으로 다가온다. 당장 2차 가해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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