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코노미] 영화 ‘뷰티풀 마인드’, 조현병 딛고 노벨 경제학상 받은 천재 수학자 이야기

입력 2020-10-0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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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노미는 넷플릭스와 왓챠 등 OTT(Over The Top) 서비스에 있는 콘텐츠를 통해 경제를 바라보는 코너입니다. 영화, 드라마, TV 쇼 등 여러 장르의 트렌디한 콘텐츠를 보며 어려운 경제를 재미있게 풀어내겠습니다.

199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천재 수학자 존 내시 실화 바탕
20살에 애덤 스미스의 고전 경제학 반박한 ‘균형 이론’ 발표

(출처=영화 ‘뷰티풀 마인드’ 포스터)
(출처=영화 ‘뷰티풀 마인드’ 포스터)

내성적인 성격으로 늘 혼자인 대학원생 존 내시는 세상 모든 것을 수학을 통해 바라보는 천재다. 수학은 잘했지만, 사회성은 부족했던 존은 미국 프린스턴 대학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지만, 재미없고 오만한 성격 탓에 늘 겉돌기만 한다. 그에게 수학은 쉬웠지만, 친구와 여자는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존은 친구들이 금발미녀를 두고 경쟁하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균형 이론’을 발표한다. 애덤 스미스의 150년 된 고전 경제학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론으로, 이는 훗날 ‘내시 균형’으로 불린다. 그렇게 스무 살 청년 존은 하루아침에 학계 스타가 된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수학자 존 내시의 실화를 담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Beautiful Mind, 2002)의 줄거리다.

▲MIT 교수로 승승장구하던 존은 암호 해독 프로젝트에 비밀리 투입된다.  (출처=영화 ‘뷰티풀 마인드’ 스틸컷)
▲MIT 교수로 승승장구하던 존은 암호 해독 프로젝트에 비밀리 투입된다. (출처=영화 ‘뷰티풀 마인드’ 스틸컷)

균형 이론 발표 이후 존은 승승장구하며 MIT 교수가 되고, 아내 알리샤도 만난다. 그러던 와중, 존은 윌리엄 파처라는 이름의 비밀 요원을 만나 잡지 속 소련 스파이의 암호를 해독하는 국가 기밀 임무를 맡게 된다. 존은 잡지 속 숫자에 파묻힌 채 복잡한 암호를 해독한다.

오리고 붙이며 난도질당한 잡지가 늘어날수록, 존은 강박에 시달린다. 스파이에게 미행까지 당하며 심리적 압박은 더욱 커진다. 결국, 존은 조현병 진단을 받아 교수 자리에서 물러난다. 실제로 수학자 존 내시는 1959년 조현병 진단을 받은 뒤, 1980년대 후반까지 오랫동안 조현병을 앓는다. 영화는 존이 병과 싸워 극복하는 과정과 함께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고전 경제학 애덤 스미스 이론 뒤집은 ‘내시 균형’

내시 균형은 현대 게임 이론의 기본 토대를 마련했다. 게임 이론은 다른 참가자의 행동을 고려하면서 이익과 손해의 현상을 수학적으로 접근했다. 경쟁 상대를 의식하며 행동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의사결정 행태를 연구한다.

▲존은 하늘을 나는 비둘기부터 인간 관계까지 모두 수학을 통해 바라본다. (출처=영화 ‘뷰티풀 마인드’ 스틸컷)
▲존은 하늘을 나는 비둘기부터 인간 관계까지 모두 수학을 통해 바라본다. (출처=영화 ‘뷰티풀 마인드’ 스틸컷)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금발 미녀를 둘러싼 경쟁을 통해 내시 균형을 설명한다. 여기 다섯 남자와 다섯 여성이 있다. 다섯 남자 모두가 가장 예쁜 여성인 A에게 관심을 가진다. 모두가 A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 개개인에게 최고 이득이 된다면 모든 남자가 A에게 다가가야 한다.

하지만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 남자들은 가장 예쁜 여성 한 사람에게 몰리기보다 다른 여성에게로 향한다. 결국, 남자들은 각각의 여성들에게 1:1로 다가가며 균형을 이룬다. 이것이 경쟁자에게 대응해 제일 나은 선택을 하며 일종의 균형 상태를 이루는 ‘내시 균형’이다. 인간은 언제나 개인에게 가장 이로운 선택을 한다는 고전 경제학 이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올해 유력한 경제학상 후보와 지난해 수상자는?

노벨위원회는 제120회 노벨 경제학상을 가장 마지막 날인 10월 12일(현지 시각) 발표할 예정이다. 노벨상은 보통 20~30년에 걸친 연구 업적을 바탕으로 수상자를 결정한다. 발표 전까지 후보조차 공개하지 않고 극비에 부쳐진다. 50년 동안 심사 관련 자료도 공개하지 않는다. 노벨 경제학상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성별과 지역 다양성을 고려해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지히트 바네르지 교수,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 마이클 크레이머 교수.  (출처=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왼쪽부터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지히트 바네르지 교수,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 마이클 크레이머 교수. (출처=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의 영광은 전 세계 빈곤을 줄이는데 이바지한 3명의 경제학자에게 돌아갔다. 인도 출신의 아브지히트 바네르지 교수와 프랑스 출신의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 미국 출신의 마이클 크레이머 교수다. 이들 모두 케냐 등 개발도상국의 빈곤 퇴치를 위해 현장 기반의 실험적 연구를 해왔다. 지난 20여 년간 이들이 개발한 새로운 실험적 연구는 현재 개발경제학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가장 마지막 날 발표되는 노벨 경제학상은 다른 노벨상과 차이가 있다. 정식 명칭도 ‘노벨상’(Nobel prize)이 아닌 ‘노벨을 기념하는 경제과학 분야의 스웨덴 중앙은행상’(The Sveriges Riksbank Prize in Economic Sciences in Memory of Alfred Nobel)이다. 200여 년 전 알프레드 노벨 본인이 만든 상이 아니라,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 설립 200주년 기념으로 제정돼 노벨 재단에 맡기는 조건으로 노벨상에 편입됐다. 상금 지급도 노벨위원회 대신 스웨덴 중앙은행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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