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여성 수상자 비율은 6%, 흑인은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ㆍ인종적 다양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은 9일(현지 시간) 역대 노벨상 수상자 931명과 28개 단체 중 여성은 57명으로 전체 6%, 흑인은 16명으로 2%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경제학상 발표만을 앞둔 올해 노벨상의 경우 여성 수상자가 절반을 가까이 차지했다. 수상자 9명 중 앤드리아 게즈(물리학상),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제니퍼 다우드나(화학상), 루이즈 글릭(문학상) 등 4명이 여성이었다.
화학상의 경우 여성 과학자 2명이 함께 수상했다. 화학상에서 여성 두 명이 공동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리학상을 받은 게즈의 경우 이 부문에서 여성으로서 네 번째로 수상했다.
첫 여성 노벨상 수상자는 1903년 상을 받은 마리 퀴리(물리학상)다. 한 해 최다 여성 수상자가 나온 해는 2009년으로, 당해 5명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여성 수상자는 21세기 들어 급격히 늘었다. 지난 20년간 여성 노벨상 수상자 수는 올해를 포함해 28명으로, 역대 여성 수상자 절반에 달한다.
노벨상 시상이 1901년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20세기 전체 여성 수상자 수와 최근 20년 수상자 수가 비슷한 셈이다.
CNN은 여성 수상자의 경우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지만, 흑인 수상자는 증가 속도가 더욱 더디다고 분석했다.
흑인 노벨상 수상자는 현재까지 평화상 부문에서 12명, 문학상 3명, 경제학상 1명이 전부다.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등 과학 부문에선 수상자가 전무하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 중에서도 흑인은 없었다.
이와 관련, CNN은 "과학 부문의 노벨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의 수는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인종 다양성의 관점에서는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마크 짐머 코네티컷 대학 화학과 교수는 CNN을 통해 "인종 다양성 부족의 근본 원인은 노벨상이 아니라 사회 체계에 있다고 본다"면서 "과학계 내의 다양성 부족 문제는 특정 계층에 대한 정보 부족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모든 인구가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