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말 성수기 물류 대란 직면…글로벌 경기회복 걸림돌 되나

입력 2020-10-11 11:33 수정 2020-10-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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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임료 상승에 재고도 부족...세계경제 회복 둔화 가능성
중국발 미국 서해안 항구 도착 운임, 사상 최고 수준
유럽, 육로 운송에 초점…중국-유럽간 화물열차 운행 급증

미국이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물류 대란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 물류가 진통을 겪는 가운데 연말 미국의 쇼핑 시즌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 세계 해운·운송의 감소로 컨테이너선 운임이 치솟고 미국의 상품재고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11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소비를 견인하는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이 물류 대란으로 힘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세계 경제회복이 둔화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닛케이는 일본 해운 관계자 말을 인용해 “평소라면 중국-미국 간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이 진정돼야 할 때이지만 올해의 경우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정보제공업체 프레이토스에 따르면 중국을 출발해 미국 서해안 항만에 도착하는 화물 운임은 9월 말 40피트 컨테이너 한 대당 3900달러(약 450만 원)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수준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운임 상승은 이번 4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12월 크리스마스까지 미국 쇼핑 시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7월부터 10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전, 가구 및 장난감 등의 수출 수요가 활발해지곤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물류 작업이 더딘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소매기업의 상품재고 또한 부족한 상황이다. 재고 잔액은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으며 전체 소매 매출 대비 재고 잔액 역시 1.23배로 199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가전 수요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손님이 제품을 주문해서 받아보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예도 허다하다. 이에 기업들은 연말 쇼핑시즌을 기다리지 않고 할인행사에 돌입하는 등 재고 부족과 물류 차질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항공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운항 회복은 아직 더디다. 지난달 중국-미국간 운항편은 당초 계획보다 5% 줄어든 감편이 이어졌다. 해운업계가 가파른 증편에 따른 운임 하락과 소비시즌 이후 수송량 급감에 따른 문제 등을 경계하는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

통상 항공화물의 경우 여객기 화물칸에 동승하는 식인데, 여객기 운항 또한 감소하면서 운임료가 오르는 것이다. 이에 홍콩발 북미행 운임료는 현재 1kg당 43홍콩달러(약 6400원)로, 7월보다 20% 이상 비싸졌다. 닛케이는 당장 애플의 신제품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의 발매 등으로 단기 수송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나 항공 증편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연말 성수기를 앞둔 유럽은 육로를 통한 중국에서의 운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과 유럽 간 화물열차 운행 편수는 8월 시점에 이미 지난해 전체의 90%를 넘어 올해 전체로는 연간 1만 회 이상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기업들은 연말 쇼핑시즌에 그동안 코로나19에 따른 외출 제한 등을 강요당했던 소비자 구매 의욕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가 현실화하려면 물류 제약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긴급한 과제라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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