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새로운 기술을 특허로 보호하는 것이 만능인가? 특허 vs 영업비밀

입력 2020-10-12 17:40 수정 2020-10-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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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특허법인 서한 파트너변리사

특허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무조건 특허로 보호받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보통의 경우에는 맞는 이야기이지만 엄밀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특허와 영업비밀은 모두 지식재산권에 속하는 개념이지만 그 성격이 상이하다.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또는 제품이 개발되었을 때 이를 특허로 보호할 것인지 아니면 영업비밀로 보호할 것인지 전략적인 결정이 필요하다.

특허권은 행정청인 특허청에 출원하여 등록이 되어야 권리가 발생한다. 특허가 등록되면 출원일로부터 20년이 되는 날까지 제3자가 허락 없이는 특허 기술을 사용할 수 없는 배타권이 발생한다. 다만,특허 기술은 출원일로부터 1년 6개월 후에 공개된다. 특허권의 도입 취지가 특허권자에게는 일정 기간 동안 독점권을 부여하되, 발명의 제3자에 대한 공개를 통하여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허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해당 비즈니스에서 경쟁사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회피 기술의 개발을 강요하여 진입을 지연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퀄컴사는 코드 분할 다중접속(CDMA)에 대한 원천 특허를 보유함으로써 CDMA를 이용하는 다수의 통신 업체들은 매출의 약 5~6%에 해당하는 라이센스료를 지불하고 있다. 또한,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유명한 질레트는 새로운 제품마다 수십 개의 특허권을 통해 경쟁사의 모방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키고 있다.

한편, 영업비밀은 비밀로 관리되는 생산, 판매방법 및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보호 대상으로 하며 별도의 등록 절차 없이도 권리가 발생한다. 영업비밀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비공지성, 경제적 가치성 및 비밀관리성의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여기서 가장 어려운 것이 비밀관리성이다. 오랜 기간 동안 외부로 내용이 유출되지 않도록 직원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업비밀을 잘 관리하여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대표적인 회사가 코카콜라이다. 코카콜라는 130년째 콜라 제조법을 영업비밀로 보호하고 있으며, 경쟁사인 펩시콜라 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독점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코카콜라는 영업비밀 유지에만 수백만 달러를 쓰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새로운 기술을 특허로 보호할지 영업비밀로 보호할지는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첫째,시장이 제품이 출시되면 역설계로 파악 가능한 기술은 반드시 특허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 제품이 출시되면 바로 영업비밀의 비공지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기술의 파급력 대비 예상되는 특허권의 보호범위가 매우 좁다면 영업비밀로 보호하는 것이 낫다. 특허권이 발생하여도 경쟁사의 회피설계가 용이하여 권리행사는 제한적이지만 경쟁사가 얻는 이득은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특허로 보호하더라도 특허 문헌에 영업비밀을 전략적으로 배제시키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발명의 성립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굳이 회사의 독자적인 노하우를 공개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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