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연루 '강경여의도포럼', 여의도서 뭉친 선후배…‘금권유착’ 슈퍼전파자로

입력 2020-10-13 05:00 수정 2020-10-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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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직한 금융인사 포진 두터운 친분
모임 때 정치인 초청 등 영향력 넓혀
김재현 대표 뇌물 의혹 금감원 전 간부
포럼서 ‘금융권 로비’ 매개 역할한 듯

5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손실을 불러온 옵티머스 펀드가 1조 원이 넘는 투자 금액을 모을 수 있었던 배경이 금융권의 로비 의혹으로 불거지고 있다. 최근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금융감독원 전 간부 E 씨에게 금품을 전달했고, 그로부터 금융권 관계자들을 소개받았다고 진술했다. 이 때문에 금권유착이 근절되지 않는 한 라임과 옵티머스 같은 부실 사모펀드 사태가 지속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김 대표가 만났던 금융권 관계자 상당수가 강경상고 출신으로 확인되면서 강경상고 동문 모임인 ‘강경여의도포럼’이 이번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 연결고리라는 분석도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경상고 출신들이 여의도 금융권에서 승승장구한다는 얘기는 유명하다”면서 “통상 상고 동문은 금융권에서도 유독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성향이 있는데, 강경상고의 경우 모임이 잦고 친분도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사태, 강경여의도포럼이 핵심?

강경여의도포럼은 여의도 금융권에 근무하는 동문들이 주된 참석자다. 매월 네 번째 화요일 여의도 모처에서 정기 모임을 가지며 정치인을 초청하기도 했다.

강경여의도포럼은 김 대표가 금품을 건넨 E 씨를 포함해 금융지주, 은행 관계자를 비롯해 협회 관계자가 다수 참석하고 있다. 해당 모임은 정치인을 초청하는 등 정·재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 E 씨와 한국대부금융협회 B 씨가 함께 참석한 2014년 11월 포럼에는 김용태 전 새누리당 의원도 함께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내 강경상고 라인이 옵티머스 펀드 로비의 다리 역할을 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강경상고는 충청남도 논산에 위치해 있다. 하나은행이 1998년 6월 충남도민을 영업 대상으로 했던 지방은행인 충청은행을 흡수합병했기 때문에 충청에 기반을 둔 강경상고 출신들이 하나은행 내부에서도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 수탁사는 기업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한 번 변경된 바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옵티머스 측에 펀드 자산 관련 증빙서류 등을 요청했는데 옵티머스가 해당 서류를 갖추기에 업무적으로 버겁다고 하면서 수탁사를 다른 은행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부실 펀드, 1조 원 팔아치운 배경은

안전하고 수익률이 높은 공공기관과 공기업 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을 속인 옵티머스 펀드는 손실액만 5000억 원에 달한다. 12일 정무위 국정감에서도 “부실 펀드가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배경은 정·관계 인사들이 개입했기 때문”이라며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와 김재현 대표에게 대가성 도움을 준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옵티머스 측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현직 차관과 고위 간부, 공기업 사장, 언론사 간부, 전직 국세청 고위 간부, 중견기업 회장 등 관계자들의 구체적 실명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관계 인사들이 단순히 로비 대가로 뇌물을 받은 것을 넘어 프로젝트 성과를 기반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란 의미다.

검찰은 옵티머스 펀드의 사기 행위가 가능했던 배경과 자금 사용처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옵티머스 수사팀을 대폭 증원하라”고 주문하며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대검찰청은 수사팀 보강을 위해 인력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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