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 원대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을 만나 판매 로비를 한 의혹을 받는 정영제 골든코어 대표가 과거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두 차례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2009년 건설사들이 A 경제단체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대출심사역에게 현금 1500만 원을 건네 이를 알선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2011년에는 B 증권사 재직 당시 신용이 떨어지는 건설사들에 금융회사 직원을 소개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알선을 해주고 고가의 골프장 회원권, 명품 만년필 등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정 대표에 대한 두 번째 기소는 당시 대검 중수 1과장을 맡았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했다.
검찰은 정 대표를 옵티머스자산운용 경영진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밝히는 핵심인물로 보고 있다.
정 대표는 2000년대 초 동부증권, 부국증권 등 증권사에 임원으로 재직하다 2008년 건설사인 씨앤우방 대표를 지냈다.
2010년 씨앤그룹 정관계 로비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이후 금융시장에서 물러났으나 오랜 기간 증권 업계에서 쌓은 인맥을 활용해 물밑에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2017년 옵티머스자산운용 설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에게 권유를 받고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지난해 초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는다. NH투자증권은 환매가 중단된 5000억 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 중 80% 이상을 판매한 증권사다. 정 사장은 정 대표가 개인적인 물류센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문의로 찾아와 실무진을 연결시켜 준 적이 있을 뿐 옵티머스 펀드 관련해서는 일절 언급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실무진 소개 건도 실무자 검토 후 거절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옵티머스가 2017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700억 원대의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중개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정 대표는 7월 말 옵티머스 경영진이 구속된 직후부터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 대표는 7월 중순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옵티머스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 조처를 내리고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중국 밀항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실제로 정 대표는 과거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사업을 벌이는 등 현지 인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본지 확인 결과 정 대표는 3년 전 불법 환치기를 통해 8500만 원을 위안화로 환전한 이력도 있다. 환전 시기는 정 대표가 옵티머스 임원직을 제의받았던 때와 비슷하다. 당시 그가 환전한 금액이 단순히 여행 경비로 쓰기에는 지나치게 많다는 점에서 중국 내 사업 자금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