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중국인들, 악의 없는 BTS 발언에 비난”

입력 2020-10-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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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휠라 등 중국 시장 눈치보는 기업 움직임도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62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LA/AP뉴시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62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LA/AP뉴시스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에 중국 네티즌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BTS의 발언에 악의가 없는데도 중국인들이 이들을 비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NYT는 ‘BTS는 한국전쟁을 추모했고, 몇몇 중국인은 모욕을 느꼈다’ 제하 보도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NYT는 “BTS 리더 랩몬은 최근 있었던 한 시상식에서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미국인과 한국인의 고통에 대해 언급했다”며 “이에 북한 편에서 싸운 중국군의 희생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국 소셜미디어는 분노로 가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랩몬의 발언은) 도발이 아닌 악의 없는 발언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앞서 BTS는 한미 양국 관계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고, 랩몬이 수상 소감에서 “우리는 두 나라가 공유해온 아픔의 역사를 비롯해 수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상소감이 전해진 후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비난이 일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인들의 아픔은 언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업 중 BTS를 모델로 두고 있는 곳에서도 움직임이 일었다. BTS 스페셜 에디션으로 제작됐던 삼성 스마트폰은 중국 웹사이트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모습을 감췄다. 휠라 역시 과거 웨이보에 게시했던 BTS 게시물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중국 소셜미디어 계정에서도 BTS 광고와 게시물은 사라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업들이 중국 애국주의에 반하는 브랜드로 취급돼 불매운동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BTS 발언에 대한 자국 내 반발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일방적 태도”, “역사를 무시했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또한 BTS가 ‘적국의 동맹국’인 자신들의 아픔도 인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애국주의에서 비롯한 불매운동은 최근 들어 잦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 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지난해 10월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옹호하는 트위터 트윗을 올렸다가 중국 국영 방송사들이 1년간 NBA 중계를 중단했다. 돌체앤가바나가 인종차별 소지가 있는 광고를 내보내자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이 회사 상품들이 불타고 찢기는 영상이 쏟아지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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