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유통가...롯데ㆍ신세계, 인사 쇄신 서두른다

입력 2020-10-13 10:20 수정 2020-10-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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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그룹)
(사진제공=롯데그룹)

코로나19 공세에 휘청이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한박자 빠른 인사로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비를 서두른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통상 매년 11월 경 각 계열사 대표로부터 받던 임원 평가서를 지난 9월에 받았다. 11월에 임원 평가서를 제출받아 12월 초 임원 인사에 활용했던 점을 감안할때 올해 정기 임원 인사가 11월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지난 8월 정기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황각규 전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롯데지주와 롯데물산, 롯데하이마트 등 일부 계열사 대표들도 교체돼 임원 인사가 일부 단행됐다. 이동우 롯데지주 신임 대표가 선임된 만큼 이 대표의 체질 개선 추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임원 인사를 앞당긴다는 시각도 설득력을 더한다.

인사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유통 부문을 중심으로 22개 계열사의 대표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지만 전반적인 실적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아직 뒷받침되지 못하는 형편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4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915억 원)보다 98.5% 급락했다. 매출 역시 4조4585만 원으로 9.2% 줄었다. 상반기 누계로도 영업이익 급락폭은 82.0%에 달한다. 롯데케미칼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감소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익이 9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특히 롯데는 롯데온을 출범시키며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디지털 플랫폼을 갖추고 고객맞춤형 상품 추천과 빠른 배송을 현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기존 이커머스의 성공전략을 답습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고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 롯데의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이번 인사는 이같은 디지털 전환(DT) 전략에 중점을 두고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이마트)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도 이달 중으로 인사를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마트는 매년 12월에 정기 인사를 단행해 왔지만,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2분기 실적 충격에 인사 시기를 앞당겨 10월 중순에 실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예년보다 앞당겨 이달 중에 임원 인사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사 당시 이갑수 전 대표가 실적 부진으로 사실상 경질되면서 후임에는 강희석 대표가 선임됐다. 강 대표는 이 전 대표보다 12살 적은 나이로, 젊은 피 수혈로 온라인 사업에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이마트 임원 40명 중 11명을 바꾸는 고강도 쇄신에 돌입했다. 강 대표와 함께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에는 전략실 관리총괄 한채양 부사장이 내정됐으며 신세계아이앤씨 손정현 상무는 부사장보로 승진했다. 기존 상품본부를 그로서리 본부와 비식품 본부로 이원화하고 신선식품담당 역시 신선1담당과 신선2담당으로 재편했다.

다만,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인사 쇄신에 따른 결과물은 아직 가시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할인점 부문 부진이 계속되면서 2분기 연결기준 4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최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증여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본격적인 후계 경영에 돌입하면서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만큼 판매 부진과 실적 쇼크 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규모 인사 쇄신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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