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3세 경영 당위성 확보…지배구조 개편이 최우선 과제

입력 2020-10-14 16:03 수정 2020-10-1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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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C 시너지 효과 내고 중국시장 회복도 숙제

2018년 무산된 순환출자 해소 추진
GBC 완공 및 미래차 전략추진 남아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 회복도 관건

▲현대차그룹 정의선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그룹 지배구조가 개편이 재추진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추진했던 전략은 큰 틀을 유지하되 다양한 가능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정의선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그룹 지배구조가 개편이 재추진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추진했던 전략은 큰 틀을 유지하되 다양한 가능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시대를 본격화한 가운데 그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이 재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가(10조 원) 매입 논란에 빠졌던 서울 삼성동 GBC의 성공적인 완공과 이에 따른 시너지 창출도 정 회장의 몫이다. 좀처럼 부진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시장도 그가 풀어야 한다.

14일 재계와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정 신임 회장에게 남겨진 최대 과제는 순환출자 구조 해소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재 순환출자 대신 지배회사 체제 전환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저지로 인해 개편안은 임시 주주총회 직전 무산됐다.

다만 당시 개편안은 공정위원회를 포함한 정부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얻었다.

당시 김상조 공정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직접 나서 지배회사 구조의 개편안에 찬성 의사를 밝혔고, 청와대 역시 화답했다. 시장에서 주주의 반대가 있었을 뿐,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현대차그룹의 의지는 충분히 입증해 보인 셈이다.

▲1차 지배구조 개편 때와 그룹 안팎의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재추진 과정에서 정 회장의 당위성이 큰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현대차)
▲1차 지배구조 개편 때와 그룹 안팎의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재추진 과정에서 정 회장의 당위성이 큰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시점은 차기 정권 초기 유력

결국, 정 신임 회장이 총수에 오른 만큼, 본격적인 재추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장 승진과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경영권 승계는 별개 사안이다, 결국 2~3년 내 지배구조 개편이 재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추진 시점은 차기 정권 출범 직후가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이미 개편 의지를 내보인 만큼, 서두를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는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순환출자구조의 정점에 자리한 현대모비스 지분 7.45%를 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모비스가 현대차 지분을 21.4%, 현대차가 기아차 지분을 33.9%, 다시 기아차가 현대모비스 지분을 17.3%를 쥔 형태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은 정의선 회장이 최대주주(약 24%)로 이름을 올린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회사 구조다.

이 과정에서 정 명예회장의 지분은 정 신임 회장에게 승계된다. 1조 원 수준의 증여세를 정당하게 납부하겠다는 게 정 회장 부자의 의지다.

세금을 아끼기 위한 이른바 ‘홀딩스’ 체제의 지주사 전환은 애초 시나리오에 없었다.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대신 지배회사를 추진하는 이유는 자동차 회사에 절실한 제2금융권(현대캐피탈)을 계열사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금산분리법에 따라 지주사 체제는 금융자본을 소유 또는 지배할 수 없다. 편법 대신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1차 추진 때와 일부 변동이 필요하지만 큰 틀에서 기존의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정 신임 회장 체제의 당위성 확보

1차 추진 때와 정 회장이 총수로 오른 지금의 상황도 크게 달라졌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그룹 미래 전략이 구체화됐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골자로 한 미래 기술에 대한 대대적 투자, 나아가 글로벌 인재 영입도 속속 이어졌다.

협업과 동맹 등에 인색했던 과거와 달라진 양상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절실한 주주를 설득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해졌다는 뜻이다.

고가 매입 논란에 빠졌던 서울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완공과 이에 따른 시너지 창출도 정 신임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현대차그룹은 GBC 건설 부지는 단독으로 매입했으나, 건설은 다른 자본을 유치해 컨소시엄으로 추진한다. 합리적인 결단은 일부 주주의 반발을 단박에 잠재운 바 있다.

▲현대차 GBC 조감도. 10조 원 매입 논란에 빠졌던 GBC는 컨소시엄을 통한 건설을 추진한다. 성공적인 완공과 이에 따른 시너지 역시 풀어야할 숙제다.  (서울시)
▲현대차 GBC 조감도. 10조 원 매입 논란에 빠졌던 GBC는 컨소시엄을 통한 건설을 추진한다. 성공적인 완공과 이에 따른 시너지 역시 풀어야할 숙제다. (서울시)

GBC 성공적 완공과 중국시장 회복도 관건

좀처럼 회복 기미가 없는 중국시장도 정 신임 회장이 풀어야 한다.

연간 9000만 대 규모의 글로벌 자동차 시장 가운데 중국은 2500만 대 규모를 차지한다. 한때 시장 점유율 두 자릿수를 노렸던 중국시장은 2017년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급격한 부침을 겪고 있다

중국 전략형 모델의 확대와 고급차 시장 진출 등 다각적인 전략을 앞세우는 만큼 정 신임 회장의 전략적 판단과 의사 결정이 절실하다는 게 완성차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실상 그룹 전반의 의사결정과 경영전략의 큰 틀이 달라지지 않겠지만 추진 과정에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신임 회장께서 그동안 큰 그림을 직접 그려온 만큼, 단기 현안보다 중장기 전략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침도 정 신임 회장이 풀어야한다. 적극적인 시장 전략과 고급차 브랜드 진출 등에 희망을 걸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침도 정 신임 회장이 풀어야한다. 적극적인 시장 전략과 고급차 브랜드 진출 등에 희망을 걸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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