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트럼프 대선 불복하면 미국 ‘AAA’ 신용등급 강등될 수도”

입력 2020-10-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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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있는 권력 이양 벗어나는 대선 혼란 면밀히 주시할 것”
“강력한 거버넌스 원칙 벗어나는 것은 신용등급에 부정적”
선거 불확실성, 몇 주간 지속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존스타운/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존스타운/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대선에서 자신이 패배하면 불복할 것이라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이에 따른 대선 혼란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13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는 전날 보고서에서 “이번 대선이 미국의 질서 있는 권력 이양 역사에서 벗어나는지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미국은 권력 이양을 위한 잘 이해된 규칙과 절차를 포함해 강력한 거버넌스에 대한 원칙이 있는 것이 우리가 최고 등급인 ‘AAA’를 부여한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신용등급을 고려할 때 이 원칙에서 벗어나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대선이 끝나도 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앞서 2011년 미국 의회의 채무 한도 증액 합의 실패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당시 뉴욕증시가 폭락하는 등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막대한 지출을 하는 미국 정부는 부채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피치는 7월 31일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공공재정의 지속적인 악화와 해결책 부재 등을 이유로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이번 대선 결과가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질지, 내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일에 질서 있는 존치 또는 권력 이양이 있을지 등의 신호를 주시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주요 신용평가사가 민주주의 핵심인 권력 이양에 대해 이런 경고를 낸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의 정치적 분열이 얼마나 심한지, 시장의 선거에 대한 불안이 얼마나 큰지를 상기시킨다고 CNN은 풀이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기타 고피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세계 경제 전망 수정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미국이 선거 중이나 후에도 심각한 혼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른 이전 선거와 마찬가지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피치는 “코로나19로 우편투표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번 대선 승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11월 3일 선거 이후에도 몇 주 동안 지속될 수 있다”며 “투표 과정을 둘러싼 이런 난제는 한쪽 또는 양측 모두에 의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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