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환경 및 제도 변화를 고려했을 때 향후 국내 금융주를 둘러싼 신용위험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반면 시장위험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2009년 금융시장이 맞이하는 가장 큰 이벤트는 역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 우선적으로 손꼽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른 실물경제의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자통법이 갖는 의미는 상대적으로 반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자통법을 대신해 현재 국내 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부분은 역시 현 위기로부터의 탈출 여부가 최우선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는 지적이 대체적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세계경제 둔화 및 신용경색 과정에서 국내경기 둔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유동성 위험과 신용위험이 최대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금리 스프레드 확대 및 유동성 압박이 기업부실 및 가계 부실로 이어져 다시 금융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시장위험은 정부의 강력한 부양정책으로 신뢰도만 회복하게 된다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러한 고통을 감내하고 나면 풀린 유동성 등이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세를 만들면서 새로운 싸이클을 경험하게 될 전망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단 은행의 경우 신용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는 은행이 원초적으로 신용공여자이기 때문이고 특히 현재처럼 부실을 이연하는 국면에서는 신용경색을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관건은 부실처리를 통해 규모를 줄이고 불확실성을 빠르게 제거하여 부실이 예측할 수 있고 감당 가능한 범위에 들게 만들어야 은행 투자에 대한 심리가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은행의 맞고 있는 주요 위기로는 ▲건설 경기 부진에 따른 PF 대출 부실화 ▲수주 취소에 따른 중소형 조선소 대출에 대한 신용 위험 증가 ▲'소호(SOHO)'를 비롯한 중소기업들의 재무위험 증대 ▲주택가격 하락 및 이자부담 증가에 따른 가계대출 부실 우려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처럼 은행 자본을 위협할 다양한 위험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 속 이들 요인들이 현실화될 경우 은행 자본 건전성은 훼손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실적 악화 및 자본확충 우려에 상당히 시달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임승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주의 경우 시장위험이 제거되면 금리인하 및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증권주의 상승을 만들어 이끌어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애널리스트는 "다만 증권주 안에서도 종목별 양극화 양상이 뚜렷할 것"이라며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사업구조를 갖춘 한편으로 주가변동성이 낮고 적절한 리스크관리가 돋보이는 증권주의 상승 폭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둔화가 보험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과거보다 축소될 것으로 전망, 경기후행적 성장둔화가 예상되지만 수익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애널리스트는 "시장위험과 신용위험이 혼재된 상황이긴 하나 보험사들이 그동안 보여왔던 안정적인 실적이 보험주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체적으로 부합하는 종목군으로 신한지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코리안리, 삼성화재 등을 언급했다.
은행업종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고통이 진행되는 과정 속 은행권 가운데 비은행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신한지주의 주가 흐름이 그나마 나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종의 경우 자통법이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므로 기존의 브랜드 밸류가 높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에 대한 일차적인 관심을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보험업종은 신용 및 시장 위험의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 리스크가 적은 코리안리와 삼성화재, 현대해상이 안전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리스크 노출정도가 적고 핵심사업 경쟁력이 높은 종목에 대한 투자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