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주주총회에서 신분증을 위조해 주식 의결권을 위임받으려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에이아이비트 주주총회에서 에이아이비트 최대주주 한승표 씨 측에 의해 일어난 일이다.
에이아이비트는 13일 서울 중구에 소재한 퍼시픽타워 21층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했으며, 위조 신분증 주식 의결권 위임사례를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주주총회는 8월 한씨 측이 요청해 소집된 임시주총으로서, 기존 이사 해임안과 신임 이사 선임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애초 오후 1시에 진행되기로 한 주총은 밤 10시 24분이 돼서야 시작됐다. 참석 주주들로부터 의결권과 위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된 것이다. 이번 임시주총을 소집한 한씨 측과 회사 측 변호사 간 상대방 위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씨 측이 제출한 주주 위임장에서 발생했다. 위임장과 함께 제출한 신분증에서 위조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는 회사 측과 법원에서 파견된 검사인이 위임장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발견된 위조 신분증은 소수 주주 김 모씨의 것으로 위임받은 주식수는 14만 주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이아이비트 관계자는 “한 씨 측에 위임한 적 없다고 회신한 주주가 김모씨 외에 6명가량 더 확인돼 검사인에게 내용을 모두 공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현장에는 경찰까지 출동했다. 회사 측 담당자, 소수 주주 김 씨, 검사인 등은 위와 같은 사실을 경찰에게 설명했으며, 주주총회 현장에서 신분증 위조에 관해 사문서 위조 범죄로 수사 요청한 후 위조된 증거까지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다녀간 후 회사 측과 한 씨 측은 주총 진행을 위한 서류 검수를 다시 시작했고, 양측 변호사는 위조된 위임장을 제외하고 서로가 가져온 주식수를 확인했다. 그 결과 안건 가결을 위한 과반을 넘지 못했고, 상정된 모든 의안이 부결됐다.
회사 관계자는 “한 씨 측은 현재 신분증 위조를 누가 주도했는지 등 관련 사항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