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무너진 자존심] 방시혁, 연예기획사 아닌 플랫폼 강조…빅히트의 숙제는?

입력 2020-10-1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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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자체 플랫폼 ‘위버스’ 역할이 관건”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기념식 중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이 되겠습니다'라고 서명했다. (구성헌 기자 @carlove)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기념식 중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이 되겠습니다'라고 서명했다. (구성헌 기자 @carlove)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15일 상장 기념식에서 연예 기획사가 아닌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도약을 강조하며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팬덤 전문 플랫폼 ‘위버스(WEVERSE)’의 역할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상장으로 유입된 자금 역시 위버스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5일 방시혁 빅히트 의장은 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 사옥의 신관 로비에서 열린 상장기념식에서 연예기획사보다 플랫폼 기업의 도약 포부를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의 역할이 크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위버스는 멤버십을 통한 구독 경제 모델과 유료 스트리밍에 기반을 둔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이다. 빅히트는 자체 플랫폼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운영하고, MDㆍ굿즈를 판매해 팬덤 경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2018년 7월, 회사는 2018년 플랫폼 사업을 분사하면서 토대를 마련했다. 종속사인 비엔엑스를 2018년 7월 신규 설립했으며 2019년 6월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과 팬 커머스 플랫폼 샵을 개발했다.

자체 플랫폼으로 수익성 높이기
자체 플랫폼으로 유통채널을 내재화했다는 점은 위버스의 강점으로 꼽힌다. 외부 유통 수수료를 절감하면서 수익성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매출의 70~80% 이상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올해 빅히트는 기존 이용했던 타 플랫폼이 아닌 위버스를 통해 앨범·티켓·상품 등을 유통했다. 이에 올 상반기 기준 위버스의 매출 기여도는 38%로 껑충 뛰었다. 이는 작년 상반기 대비 28%포인트 급증한 규모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버스는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내재화해 외부 플랫폼에 지급해야 했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었다”며 “동시에 아티스트와의 소통·공연 관람·MD 구매 등을 가능케 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록인 효과’가 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히트 플랫폼 '위버스' 가입자수 현황.  (자료출처=한화투자증권)
▲빅히트 플랫폼 '위버스' 가입자수 현황. (자료출처=한화투자증권)

위버스의 시장 반응도 양호하다. 위버스 애플리케이션은 구글과 애플 양대 플랫폼 합계 1000만 다운로드를 상회하고 있다. 위버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지난 8월 기준 470만 명으로 런칭 이후 꾸준히 증가세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위버스에서 활동하는 이용자들은 비용을 지불하고 BTS의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목적이 뚜렷하다”며 “이 때문에 편의성 등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다른 플랫폼 대비 높은 이용자당 가치 산정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높은 BTS 의존도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
다만, 위버스 이용자의 상당 부분을 방탄소년단(BTS) 팬덤에 의존한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 6월부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를 종속사로 편입하면서 BTS 의존도는 70%대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매니지먼트를 포함한 간접매출(MDㆍIPㆍ콘텐츠) 등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기 때문이다.

BTS의 군 입대 계획 역시 시장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빅히트는 투자설명서에서 ‘군 입대 등으로 인한 활동중단’을 위험 요인으로 짚었다. 엔터 비즈니스에서 핵심 아티스트의 군 입대는 사실상 핵심 사업 중단과도 같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빅히트의 기업가치와 성장 기대감은 ‘플랫폼’보다 여전히 ‘BTS의 활약’에 달렸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빅히트 역시 이같은 한계를 의식해 BTS 의존도 낮추기에 돌입했다. 위버스 플랫폼에 외부 아티스트들의 입점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아티스트에 한정시키지 않고, 대상을 넓혀 위버스의 수익성과 활용도를 모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증권가는 빅히트가 이번 상장으로 유입된 자금을 플랫폼 서비스의 고도화에 활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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