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계인사 키워드] 포스트 코로나에 ‘3S’ 리더 발탁하는 기업들

입력 2020-10-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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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ㆍ감각ㆍ시너지 끌어낼 수 있는 인물 전면에 나설 듯

4대 기업 3S 리더 등용 폭이나 시기 달라질 듯
삼성ㆍ현대차 경우에 따라 큰 폭의 인사 이뤄질 수 있어
SK, LG는 각각 12월, 내달 인사 진행할 가능성 커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현재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1월 오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현재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1월 오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기업들이 ‘3S’를 갖춘 리더를 과감히 발탁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 대한 전문성(Specialty), 미래를 설계하는 감각(Sense)을 갖추면서 다른 조직과의 시너지(Synergy)를 끌어낼 수 있는 인물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올해 8월 롯데지주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된 이동우 사장이다.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한 이 대표이사는 2015년부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았다.

대표이사 재임 기간 유통분야의 전문성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주도했다. 2017년에는 신개념 매장인 메가스토어를 선보이는 등 감각을 발휘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노력했다.

최근 롯데쇼핑의 HQ(헤드쿼터) 기획전략본부장으로 선임된 정경운 상무도 3S를 갖춘 리더라고 재계에선 평가하고 있다.

롯데쇼핑 총괄 임원으로서 첫 외부출신인 정 상무는 동아ST 경영기획실장 시절 연구개발 투자를 효율화하는 등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아직 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4대 기업들도 3S 리더를 등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그룹은 지난해 LG생활건강에서 34세 최연소 여성 상무를 파격적으로 발탁하는 등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한 바 있다.

큰 폭의 인사 이뤄질까…삼성ㆍ현대차 고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인사 폭과 시기는 회사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삼성은 해마다 최대 규모의 인사 폭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올해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으로 인사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재판은 22일부터 시작된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관한 재판도 26일 재개한다.

지난해 인사도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진행 여파로 해를 건너뛰고 올해 1월에서야 단행됐다. 이번 인사 역시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3S 리더들을 대거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임원 승진자 숫자(162명)는 반도체 호황기를 누렸던 2018년 말(158명)보다 많았다. 실적이 꺾이면서 승진자가 적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오히려 늘었다.

삼성전자는 당시 임원 인사 배경에 대해 “경영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젊은 리더들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신임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신임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 맞춰 대대적인 인사를 낼 가능성이 적다고 업계는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정 회장이 2018년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부터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그룹을 총괄한 뒤 정기 인사를 폐지하고 수시 인사 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영입해야 할 인물이 있는 등 필요할 때만 인사를 시행하는 방식이다.

실제 정 회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한 뒤 후속 인사에 관해 묻는 취재진에게 "항상 수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총수 세대교체가 이뤄졌으니 고위층에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 과감한 인재 발탁을 시도했다.

2015년 합류한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2018년 12월 외국인 최초로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에 오른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SK는 '딥체인지 실행 여부'…LG '기민한 시장 대응' 초점 맞출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제공=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제공=SK그룹)

SK그룹은 올해도 12월 초 정기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아직 인사 폭과 방향성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올해 6월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속적해서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하며 최고경영자의 역할을 당부한 만큼 딥체인지(Deep Changeㆍ근본적 혁신)의 실행 여부가 이번 인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우리가 키워가야 할 기업가치는 단순히 재무성과ㆍ배당정책 등 경제적 가치만이 아니라 지속가능성ㆍESGㆍ고객 신뢰와 같은 사회적 가치, 지적재산권ㆍ일하는 문화와 같은 유ㆍ무형자산을 모두 포괄하는 토털밸류”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각 사 CEO들은 이 같은 기업가치 구성 요소를 활용해 시장, 투자자, 고객 등과 소통하고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그룹은 다음 달 말께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LG는 구광모 회장 주재로 19일부터 약 한 달 동안 사업보고회를 진행한다.

LG그룹은 이번 사업보고회에서 나온 안을 바탕으로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함과 동시에 11월 말께 정기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 방향성은 구 회장이 지난달 사장단 워크숍에서 강조한 포스트 코로나와 기민한 시장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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