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ECD 국가 중 칠레 이어 두 번째로 부채비율 증가 속도 높아

입력 2020-10-18 14:12 수정 2020-10-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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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국가 총부채 비율 증가 속도 빨라…부채축소 추진해야”

올해 우리나라 1분기 국가 총부채가 4686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4배를 넘었다. 특히 부채비율의 증가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것으로 조사되며 과도한 부채가 재정·금융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경제주체별 GDP 대비 부채비율 추이와 시사점’ 분석을 통해 1분기 기준 정부ㆍ가계ㆍ기업 3대 부문을 합산한 우리나라 총부채는 4685조5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비영리 공공기관을 포함한 정부 빚이 821조 원 △가계 1843조2000억 원 △기업 2021조3000억 원이다.

3대 부문 총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243.7%로, △정부 42.7% △가계 95.9% △기업 105.1%이다.

우리나라의 올 1분기 기준 GDP대비 총부채 비율 절대 크기는 OECD 28개국 중 19위로 미국(264.6%), 유럽평균(265.7%) 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총부채 비율의 빠른 증가속도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43개 회원국 중 OECD 소속 28개국의 2017∼2020년 1분기 동안의 부문별 GDP대비 부채비율 증가폭에 대한 순위를 매긴 결과, 우리나라 증가폭은 25.8%포인트(P)로 칠레 32.5%P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속도가 빨랐다.

또한, 경제주체 부문별 부채비율 증가폭 순위는 가계가 1위, 기업(비금융)이 3위, 정부가 4위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이처럼 우리나라의 가계·기업·정부 부문별 부채비율 증가폭이 상위권을 기록한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기업부문 영업잉여 감소, 재정수지비율 악화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가계 부채비율 상승폭이 높았던 것은 전국 주택거래량이 작년 4분기 29만3000호에서 올해 1분기 32만5000호로 늘어나는 등 주택거래 활기로 주택담보대출이 작년 4분기보다 15조3000억 원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금융기업 부채비율 상승은 경기침체로 최근 영업잉여가 전년대비 감소하는 등 경영실적 부진에 따른 운전자금 수요증가 때문이며, 정부부채비율 상승은 재정수지비율이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경연은 "가계·기업·정부의 부채가 많아지면 경제의 성장력이 저해되며 나아가 부채가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재정 또는 금융위기로 전이될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한경연은 민관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위적 부채감축보다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으로 성장력을 높여 경제주체의 소득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국가채무·재정준칙 법제화를 통해 정부부채 디레버리징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공공기관, 공공부문, 공적연금 충당부채까지 포함할 경우 2018년 기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106.3%에 달하는 데다, 가계 등 민간부채라 하더라도 상황이 악화할 경우 정부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우리나라 GDP대비 비금융부문 신용 비율 상승폭이 주체별로 OECD 1∼4의 상위권을 기록한 것은 기축통화국이 아니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크게 경계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규제개혁 등 기업 친화적인 정책추진으로 성장력을 높이고 재정준칙을 법제화해 민관부문 디레버리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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