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 SK하이닉스, 인텔 메모리 10조 원에 인수…낸드 2위 단숨에 껑충

입력 2020-10-20 10:06 수정 2020-10-2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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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사업 경쟁력 강화… SSD 솔루션 역량 강화”
인텔, 옵테인 사업 유지 및 중장기 성장 영역에 투자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메모리칩 부문을 인수하면서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5위에서 2위로 단숨에 껑충 오르게 됐다.

SK하이닉스는 20일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인수하기 위한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은 인텔의 낸드 SSD, 낸드 단품과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大连)팹 등이다. 인수 총액은 90억 달러(10조3000억 원)이다. 인수 대상에 인텔 옵테인(Intel OptaneTM)사업은 포함되지 않는다.

인텔은 옵테인이라고 불리는 3D 크로스 포인트 제품을 미국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했고, 낸드 플래시 제품은 중국 공장에서 생산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목적에 대해 “낸드 사업 경쟁력 강화”라며 “SSD 솔루션 역량 강화,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 메모리 반도체 사업군 간의 균형 확보 및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 등”을 기대효과로 꼽았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오던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서로의 강점을 살려 앞으로 낸드 분야에서도 D램 못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하며 사업구조를 최적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2025년 3월 인수 완료 예상… "주요 국가 승인 얻기위해 노력할 것"

SK하이닉스와 인텔은 2021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규제 승인을 받으면 SK하이닉스는 우선 70억 달러(7조9800억 원)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 사업(SSD 관련 IP 및 인력 등)과 중국 다롄팹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한다.

이후 인수 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 SK하이닉스는 20억 달러(2조2800억 원)를 지급한다. 그러면서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IP, R&D 인력 및 다롄팹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한다.

인텔은 계약에 따라 최종 거래 종결 시점까지 다롄팹 메모리 생산 시설에서 낸드 웨이퍼를 생산하며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IP를 보유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업용 SSD 등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가 고객, 파트너, 구성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혜택을 주며 메모리 생태계를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은 글로벌 반도체 선도 기업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낸드 SSD 기술력과 QLC(Quadruple Level Cell) 낸드플래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인텔 NSG(Non-volatile Memory Solutions Group) 부문 중 낸드 사업의 2020년 상반기(2020년 6월 27일까지) 매출액은 약 28억 달러(3조2000억 원), 영업이익은 약 6억 달러(6840억 원) 규모다.

SK하이닉스는 CTF(Charge Trap Flash) 기반 96단 4D 낸드(2018년)와 128단 4D 낸드(2019년) 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괄목할 만한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향후 SK하이닉스는 인텔의 솔루션 기술 및 생산 능력을 접목해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3D 낸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통해 얻게 되는 재원을 제품 경쟁력 강화와 AI, 5G 네트워킹, 자율주행 기술 등 장기적 성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분야의 투자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고객, 협력사, 구성원 등을 위해 이번 계약이 원활히 완료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더불어 양사는 최근 DDR5 협력과 같이 지속 성장 중인 메모리 기반의 반도체 생태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이투데이DB)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이투데이DB)
낸드 시장 점유율 단숨에 2위로 껑충

인텔 낸드 사업 인수가 완료되면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은 단숨에 5위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5.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키옥시아(19%), 웨스턴디지털(13.8%), 마이크론(11.1%), 하이닉스(9.9%), 인텔(9.5%) 순이다.

숫자상 단순 계산하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9.4%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게 된다.

특히 인텔의 강점인 기업용 SSD 시장에서는 삼성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이미 미·중 무역분쟁 전부터 메모리 사업에서 구조 조정을 전개했다. 인텔은 최근 가격 하락과 시장경쟁 격화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목표로 한 수익을 내지 못하자 사업 철수를 추진해왔다.

2018년에 메모리 반도체 파트너사였던 마이크론과 결별을 선언했다. 먼저 낸드플래시에서의 협력을 중단하고, 이후 2018년 7월에 마이크론과 3D 크로스 포인트 관련 협력을 중단하고 각자도생을 선언했다.

지난 1월에는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한 신기술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의 지분을 15억 달러(약 1조7000억 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WSJ은 비메모리 분야에서 후발 업체인 영국의 AMD가 시장 점유율을 급속도로 올리는 상황인데도 인텔은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대량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인텔로서는 이미 삼성전자와 키옥시아가 석권하고 있는 낸드 플래시 사업을 유지하는 것보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옵테인에 집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나은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SK하이닉스로서는 긍정적, 부정적 요인이 반반”이라며 “메모리 산업의 합병이 전개된다는 점은 긍정적, 낸드 플래시 사업의 단기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인텔의 메모리칩 부문 매각이 임박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텔의 메모리칩 부문 매각이 임박했다. 로이터연합뉴스

◆SSD(Solid State Drive)란?

하드디스크(HDD)를 대체하는 고속의 보조기억장치다.

HDD는 PC의 전반적인 처리 속도를 결정한다. 다만 물리적인 디스크 회전이 필수다. PC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디스크를 빨리 돌리면 소음이 커지고 전력 소모가 급증한다.

SSD(Solid State Drive)는 바로 HDD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왔다. 디스크가 아닌 반도체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한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의 읽기나 쓰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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