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에 '미친 청약'… 강남서 또 '로또 분양' 출격

입력 2020-10-20 17:10 수정 2020-10-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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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자이르네' 최고 경쟁률 1000대 1 육박
반값 분양 아파트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도 21일 청약

'987대 1'.

1000대 1에 육박하는 이 청약경쟁률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분양한 '서초 자이르네' 아파트(낙원청광연립 가로주택정비사업 단지) 전용면적 69㎡형에서 나왔다. 단 1가구 모집에 무려 987명이 몰려들었다. 서초 자이르네는 서울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첫 분양 단지로, 1만507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평균 경쟁률이 300대 1에 달했다.

'서초 자이르네' 청약경쟁률 300대 1… 최고 987대 1
시세 차익 5억 안팎 예상

서울 청약시장에 '광풍(狂風)'이 휘몰아친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안 그래도 낮아진 분양가가 분양가 상한제의 본격 시행으로 더 낮아진 탓이다.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에 앞으로 나올 서울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선 '벌떼 청약'이 속출할 전망이다.

서초 자이르네는 입주자를 모집한 모든 주택형이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 987대 1을 기록한 69㎡A형(이하 전용면적 기준) 이외에도 △69㎡B형이 483대 1 △59㎡B형 458대 1 △59㎡C형 324대 1 △59㎡A형 296대 1△50㎡A형 148대 1 △50㎡C 170대 1 △50㎡B형 10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일반분양 물량(35가구)을 포함한 총 67가구(2개 동)짜리 소규모 단지가 청약 광풍을 일으킨 배경엔 분양가 상한제가 자리 하고 있다. 상한제 적용으로 서초 자이르네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3252만 원으로 최고 분양가가 8억9414만 원에 불과했다. 전용 50~69㎡가 6억6800만~8억9400만원 선이다. 강남권 분양 단지인데도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지 않아 중도금대출이 가능했다.

실제 서초 자이르네 인근에 있는 '서초 그랑자이'(서초무지개 재건축 아파트) 전용 59㎡형 입주권은 지난 7월 20억 원에 거래됐다. 구축 단지인 인근 서초한신아파트(2001년 입주) 전용 85㎡형은 지난 7월 14억5000만 원에 팔린 뒤 현재 호가가 16억 원에 육박한다. 서초 자이르네에 당첨되면 구축 단지와 비교해도 약 5억 원 안팎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서초동 A공인 관계자는 "서초 자이르네는 가장 저렴한 주택형의 분양가가 6억3014만 원이다. 최소 6억 원대에 강남 입성이 가능하다"며 "소규모 단지지만 입지가 좋아 입주 이후에는 주변 집값까지 고려하면 놀라울 정도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 21일 1순위 청약
당첨 가점도 높아져 '희망 고문' 커져

서초 자이르네 분양에 한바탕 매서운 청약 광풍이 불자 시장의 관심은 21일 1순위 청약을 받는 서울 강동구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벽산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 단지)에 쏠리고 있다. 이 아파트 역시 총 100가구 규모로 청약 모집 가구수는 37가구에 불과하다.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평균 분양가가 3.3㎡당 2569만 원으로 매겨졌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인 지난 6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통보받은 3.3㎡당 분양가(2730만 원) 대비 161만 원 낮다. 전용 59㎡형은 6억4200만~6억7200만 원, 전용 84㎡형 분양가는 8억3100만~8억6600만 원대다. 지난해 입주한 인근 '고덕 아르테온'(고덕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 전용 84㎡형 매매가격이 16억~18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많게는 10억 원 정도 저렴하다.

시장에선 청약 당첨 문이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ㆍ재개발 등 정비사업 규제로 신규 공급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청약경쟁률만 높아져 '희망고문'이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청약 가점 65점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50~60% 수준으로 뚝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며 "서울 청약통장 가입자 중 1순위만 300만 명이 넘어 과열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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