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가 당분간 지수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프로그램매매가 코스피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연출하면서 상대적으로 약해진 현물시장의 수급상황이 이러한 프로그램 장세를 이끌게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선물시장은 전날 불안정한 미 증시의 여파로 하락 출발한 선물 12월물은 개인투자자의 적극적인 현물 매수에 힘입어 상승 반전하는 모습이었으나 상승탄력 부족과 아시아 증시의 하락세가 지수의 발목을 잡은 결과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선물시장이 상대적으로 큰 폭의 지수 등락을 연출하면서 변동폭이 컸던 만큼 베이시스 역시 다이나믹한 모습을 연출했다며 프로그램 매매를 통한 현물시장과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은 모습이었다고 진단했다.
최근 현ㆍ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5영업일 연속 8819억원, 5154계약씩 각각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외국인 현물매도에 대응할 수급상의 매수주체는 프로그램 차익거래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14% 내외로 높아진 상황에서 차익과 비차익의 비율이 과거 3:7에서 5:5로 변경되면서 장중 차익거래의 유출입이 유가증권시장 수급과 장중 코스피지수의 등락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문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시장의 뚜렷한 매수주체가 부재한 상황 속 프로그램매매가 지수 방향성을 결정하는 힘이 매우 커졌다"며 "장중 시장 베이시스의 진폭이 1.00포인트 내외로 확대되면서 차익거래의 유출입이 상당히 활발한 모습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실제 개장초 시장베이시스가 0.20포인트까지 하락하면서 1400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던 차익거래는 이후 1.30포인트까지 상승하면서 2100억원까지 매수 규모를 확대했다. 그러나 마감을 앞두고 베이시스가 급격히 하락하자 541억원으로 감소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통한 주식 매물의 활발한 유출입이 예상된다"며 "이는 체결 베이시스 기준으로 내재이자율이 12%내외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연말 배당수익률로 인해 현물 보유 유인이 강화되고 있는 등 우호적인 차익거래 환경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최근 약해진 현물시장의 수급상황으로 인해 프로그램매매의 지수 방향성 결정력이 증가했고 연말 배당을 겨냥한 인덱스 자금의 유입이 이뤄지고 있어 지수의 하방경직성 확보에는 긍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 애널리스트는 "마감 기준 개인의 포지션이 1000계약 미만 순매수에 불과해 단기적인 매매에 집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프로그램 매매라는 수급상 호재 요인이 존재하지만 불안한 해외변수 등을 감안하면 추세적인 지수흐름보다는 기존의 박스권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