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부산·대전·광주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 진척 ‘낙제점’

입력 2020-10-2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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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사업’이 엉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22일 국회로부터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콘텐츠진흥원에 완공 시기를 늦추더라도 내실 있게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 사업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8년 8월 17일 e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하고 지역 e스포츠를 진흥하기 위해 상설경기장을 전국에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광역 지자체가 공모사업에 지원, 부산(93.25점), 대전(87.97점), 광주(83.41점) 3곳이 선정됐다. 현재 콘텐츠진흥원이 해당 사업을 진행 중으로, 선정도시별 각 설계·발주·사업자 선정은 지역 정보산업진흥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계획상 모든 도시가 올해 6월 30일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세 곳 모두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설계범위가 증가하고 건축 허가 절차가 지연돼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11월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는 경기장 구축장소인 조선대 해오름산 사용과 관련, 대학 측과 협의가 지체된 것을 지연 사유로 꼽았다. 대전광역시는 설계용역이 유찰되고 정밀구조 안전진단 추가에 따른 일정이 지체됐다고 밝혔다.

광주와 대전 모두 올해 말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광주(위)와 대전의 e스포츠 상설경기장 공사 진척 정도 (사진제공=이상헌 의원실)
▲광주(위)와 대전의 e스포츠 상설경기장 공사 진척 정도 (사진제공=이상헌 의원실)

그러나 이상헌 의원실에서 직접 경기장 구축 현장을 찾아본 결과 세 곳 모두 공사 진척이 더딘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은 경기장으로 쓰일 내부 공간을 철거만 해놓은 수준이었다. 광주는 방송 및 음향 시설 설치 공간이 텅 비어 있었고, 주 경기장 무대 공간의 공사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부산은 그나마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으나, 도심 한복판에 입지해있어 낮 시간대엔 크레인 작업을 할 수 없었다. 이상헌 의원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연내 완공이 어려워 보인다며, 완공을 하더라도 날림 공사가 될 우려가 크다고 전해왔다.

▲부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 공사 현장 (사진제공=이상헌 의원실)
▲부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 공사 현장 (사진제공=이상헌 의원실)

절차상의 문제도 지적됐다. 통상 e스포츠 경기장 건설시 ‘턴키방식’(일괄설계시공)으로 진행한다. 경기장 안에 들어가는 방송 시스템과 음향 시설, 환경 구조물이 정교하게 맞물려야 하기 때문이다. 세 곳 모두 인테리어·전기·소방·공조·철거 등이 분리발주로 진행 중이다. 시공자 간 유기적인 공조가 어렵고 공사시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콘진원 측은 형행법상 분리발주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상헌 의원은 방송장비가 주가 되는 경우 통합 발주가 가능하며, 시청자미디어센터가 실제 통합발주 방식으로 지어졌다고 반박했다.

설계 사업을 맡은 사무소도 문제투성이였다. 세 곳 모두 공모를 통해 건축사무소를 선정했다. 선정된 건축사무소는 e스포츠 경기장 구축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반 건축사무소였다. e스포츠 경기장의 방송 특성 및 시스템과 이해도가 떨어져 방송시스템보다 부수적 요소에 치중해 설계됐다. 부산의 경우 방송시스템 구축에 16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는데,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e스포츠 방송 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소 3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상헌 의원은 “이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 사업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예산 부족, 비전문성 자문·선정위원 문제로 이미 지적된 바 있는데도 구축 현장을 확인해보니 나아진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며 “콘텐츠진흥원은 완공 시점을 늦추더라도 구축 사업 상황 전반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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