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풀리는 매물…강남권 아파트값 하락 조짐도

입력 2020-10-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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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물 1달간 9.2% 늘어…강남3구 아파트값 보합세

▲서울 강남 일대에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강남 일대에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최근 수직 곡선을 그리던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누그러들면서 시장에는 매물이 다시 풀리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부동산세 절세를 위한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서울 강남권을 위주로 호가(부르는 값)도 서서히 내려가는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22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4만2673건으로 집계됐다. 1달 전 3만9070건보다 9.2% 증가한 규모다.

지역별로는 강남권의 매물이 큰 폭으로 늘었다. 한 달 새 송파구 아파트 매물은 2389건에서 2736건으로 14.5% 증가했다.

서초구는 3276건에서 3667건으로 11.9%, 강남구는 3477건에서 3809건으로 9.5% 각각 늘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한 집값이 보합세에 접어들면서 매물이 점차 풀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보다 0.01% 소폭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9주 연속 0.01%의 미미한 상승률을 이어가는 중이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는 이번 주 모두 보합(0.00%)을 나타냈다. 강남구는 지난주 –0.01%를 기록하며 18주 만에 하락한 바 있다.

양도세 비과세 위한 급매물 호가 내려가…시세 큰 변동 없는 관망세 이어가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와 리센츠, 트리지움 등 주요 단지들은 최근 들어 호가가 기존보다 1억 원가량 내려간 매물이 나오고 있다. 리센츠 전용면적 84㎡형(28층)은 이달 초 20억8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동일 평형은 지난달 22억5000만 원(16층)과 22억 원(8층)에 각각 팔린 바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다른 집을 새로 사서 현재 집을 빨리 팔아야 양도소득세가 비과세인 사람들 위주로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양도세 중과세율은 내년 6월 1일부터 인상된다. 조정대상지역 내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 신규 주택 취득일부터 1년 이내에 기존 주택을 팔고 신규 주택에 전입해야 양도세 비과세가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서울의 아파트값이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매도인과 매수자 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KB부동산의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87.3을 기록했다.

강남지역은 86.7로 강북지역(88.0)보다 낮게 나타났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로 100 미만일수록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전용 84㎡ 기준으로 집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이 원하는 가격이 1억~2억 원가량 차이가 난다”며 “매수인과 매도인 모두 급한 사정이 아닌 이상 당분간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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