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2의 이건희를 기다리며

입력 2020-10-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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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발전을 이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영면(永眠)했다. 고(故)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7년 이 회장 취임 당시 10조 원이었던 삼성전자 매출액은 2018년 말 387조 원으로 약 39배 늘었으며, 이익은 2000억 원에서 72조 원으로 259배,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 원에서 396조 원으로 무려 396배나 증가했다. ‘이건희’였기에 창조 가능했던 ‘신화’다.

이 회장은 기업가 정신의 상징이었다. 미국의 경제학자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는 새로운 생산방법과 새로운 상품개발을 기술혁신으로 규정하고, 기술혁신을 통해 창조적 파괴에 앞장서는 기업가를 혁신자로 봤다.

최근 산업계는 5G(5세대 이동통신)와 4차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맞물리면서 격변기를 보내고 있다. 비대면 사업이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고, 공유형 경제가 급부상하며 스타 기업가들이 대거 탄생했다.

그러나 ‘기업가 정신’을 갖춘 새 얼굴을 찾기 어렵다. 온택트 열풍을 타고 커졌던 몇몇 배달 주문 서비스 업체 기업가들은 회사를 키워 팔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사업이 커지자 너도나도 ‘돈 된다’며 뛰어들었다가 줄폐업 위기에 직면했다.

재벌가 자녀들은 특수관계에 있는 호텔과 마트에서 독점 사업으로 돈을 벌거나 해외 명품 수입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또 그룹 계열사의 국내외 광고·행사 대행업체로 기업가 타이틀을 연명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76년 150.9였던 기업가정신 지수는 2013년 66.6으로 37년 새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자료에서도 한국은 기업가정신에 기반한 기회추구형 창업 비중이 21%에 그쳤다.

이 회장은 2013년 10월 신경영 20주년 만찬에서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 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전, 혁신, 자율, 창의로 대표되는 기업가 정신은 2020년에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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