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마치고 TV연설을 통해 “유럽과 스페인이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빠져든 게 현실”이라면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간 통행금지를 포함한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야간통행금지가 시행된다. 출·퇴근, 의약품 구입, 노인과 어린아이 돌봄 목적을 제외한 모든 이동이 금지된다. 산체스 총리가 국가비상사태를 내년 5월까지 연장하는 것을 의회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야간통행금지는 앞으로 6개월 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 헌법에 따라 국가비상사태는 의회 승인 없이 2주 이상 지속할 수 없다.
다만 스페인의 17개 지역과 두 곳 자치시 지도자는 지역 간 이동을 금지하고 6명 이상 모임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통행금지 시간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스페인이 나라 전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은 3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1차 국가비상사태 당시는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것을 의무화했었다. 산체스 총리는 “이번에는 집에 있는 것을 의무화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집에 오래 머물수록 더 안전할 수 있다. 모두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경제침체에 빠진 데다가 수십 만 개의 일자리까지 붕괴된 스페인이 경제 충격을 낮추기 위해 규제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보건당국이 2차 확산의 주범으로 파티 등 야간 모임을 주목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스페인은 유럽 국가들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산체스 총리는 23일 검사 등 요인을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 수가 300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