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핼러윈’ 슈퍼 전파 비상

입력 2020-10-26 13:46 수정 2020-10-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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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 중심으로 코로나19 급증… ‘제2차 확산 태풍' 속으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기는 핼러윈 축제, ‘슈퍼 전파일’ 될라
CDC “대면 접촉 삼가라” 당부…샌프란시스코 호박축제 無관중 개최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의 티볼리 가든에 핼러윈 장식이 꾸며져 있다. 코펜하겐/EPA연합뉴스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의 티볼리 가든에 핼러윈 장식이 꾸며져 있다. 코펜하겐/EPA연합뉴스

#1940년대 연합국과 소련이 대립했던 베를린 봉쇄 당시 하늘에서 사탕이 내렸던 적이 있었다. 소련이 베를린으로 향하는 모든 육상 운송로를 차단하자 연합국은 군용 비행기로 서베를린 시민들에게 생필품을 나눠줬는데, 이때 공수작전에 참여했던 미국 공군 게일 할보르센이 조종한 수송기는 이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사탕과 초콜릿 등을 작은 장난감 낙하산에 매달아 던져줬다. 당시 사람들은 이 수송기에 ‘사탕 폭격기(Candy Bomber)’라는 별칭을 붙여줬다.

올해에도 이와 같은 ‘캔디 패러슛(candy parachute·사탕 낙하산)’이 등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과거와 같은 이념 갈등 때문은 아니다.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어린이 축제 ‘핼러윈 데이’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를 앞두고 각국의 방역 당국은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시민들에게 방역 수칙을 당부하고 있으며, 곳곳에서는 안전하고도 즐거운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제안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전 세계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하면서 제2차 확산의 태풍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4일(현지시간) 약 46만5000으로 집계되면서, 사흘 연속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8만 명대로 올라섰으며, 중서부 지역 일부에서는 의료대란 조짐까지 나타났다. 유럽 역시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에 각국에서 통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프랑스는 일일 코로나 19 신규확진자가 5만2000명을 돌파했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결국 강력한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가뜩이나 골치 아픈 상황에서 각국 정부와 방역 당국은 ‘핼러윈 축제’라는 커다란 난관을 만났다. 특히 핼러윈 축제는 파티를 즐기는 청소년과 어른들은 물론, 어린아이들까지 즐기는 이벤트인 만큼 ‘슈퍼 전파일’로 변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제한돼 집에만 있었던 만큼 모처럼의 축제가 ‘보복 활동’의 장으로 변모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기간 방역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있으며, 각종 행사 또한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대면 접촉을 삼갈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핼러윈 가이드 라인'을 내놨다. 로스앤젤레스 당국은 당초 유령이나 괴물 등으로 분장한 어린이들이 집집 마다 돌아다니며 사탕과 초콜릿을 ‘트릭 오어 트리트’(trick or treat·과자를 안 주면 장난칠 거예요) 놀이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어긋난다며 금지했다가 제한을 두고 권고 수준으로 완화했다.

아울러 올해 핼러윈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호박 축제를 관중 없이 진행하기로 했으며, 뉴욕에서는 예년과는 달리 괴물이나 유령 등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행진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이밖에도 △가가호호 방문하는 대신 대형 주차장에서 줄 서서 사탕을 나눠 줄 것 △사탕을 손에서 손으로 직접 건네는 대신 ‘캔디 패러슛’을 이용할 것 △핼러윈 마스크보다는 방역 마스크를 착용할 것 △사탕을 받은 뒤에는 꼭 손을 씻을 것 등 안전하고 즐거운 핼러윈을 즐기기 위한 다양한 제안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백악관에서는 코로나19의 거친 확산세에도 25일 핼러윈 행사가 진행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를 앓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슈퍼히어로, 유니콘, 해골 복장을 한 어린이 수백 명을 백악관으로 초대했다. 백악관을 방문한 3세 이상의 어린이들과 관련 인사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를 지켰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과거와 달리 사탕을 직접 나눠주지 않았고, 아이들은 백악관 잔디밭 길을 걸으며 장갑을 낀 직원들로부터 따로 사탕을 받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노(NO) 마스크 상태로 아이들의 행렬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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