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이 이동통신사의 알뜰폰 시장 철수를 요구했다.
27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알뜰폰 스퀘어 개관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형진 협회장을 포함해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 양원용 KB국민은행 MVNO사업단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적자를 감수하며 열악한 제도하에 정부 지원 속에 양적으로 목표를 완성했다”면서도 “통신 3사가 인수합병으로 중소통신방송 사업자를 멸종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거대 자본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통신 정책의 획기적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회장은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도매 대가를 사업자 간 협상이 아니라 정부 고시로 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통신 자회사들은 3년 뒤 철수해야 하고, 중소통신사도 5G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각 지자체가 추진 중인 공공 와이파이와 연계한 기업간거래(B2B) 사업 기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알뜰폰 시장은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KT엠모바일(KT), 세븐모바일(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 자회사들이 진출해 있다. 지난해 기준 이동통신사 자회사의 매출액은 전체 시장의 65.1%로 알뜰폰 시장도 이통 3사가 주도하는 구조다. 지난해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를 인수해 암묵적인 ‘1사 1자 회사’ 원칙이 폐지됐다. 올해 7월 KT스카이라이프도 알뜰폰 진출을 선언했다.
이처럼 알뜰폰 시장 내 통신3사 쏠림 현상이 일자 김 회장이 작심 발언에 나선 것이다. 알뜰폰 시장에는 △이동통신사 자회사(6개) △대기업 계열사(10개) △중소 사업자(38개) 등 50여 개의 사업자가 있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은 “회장님이 좋은 말씀 해주신 것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생활필수품이 된 이동통신서비스를 국민이 합리적 이용할 수 있는 시장환경이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 차관은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진출에 대해 “법이 정한 내용에 따라, 지금까지 역사를 보며 진행하겠다”며 “사업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데,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