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또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터졌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88명 증가한 2만604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국내발생은 72명, 해외유입은 16명이다. 국내발생은 서울(24명), 경기(27명)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12시(정오) 기준 주요 감염경로별 발생 현황을 보면, 용인의 동문 골프모임과 관련해 22일 첫 확진자 발생 후 30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 중 18명은 모임 참석자이며, 13명은 참석자의 가족·지인이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골프모임 참석자 중) 식사모임에 참석했던 인원은 19명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중 18명이 확진됐다”며 “(다만) 식사 자리에서 감염전파, 골프장에서 운동 중 감염전파 또는 골프장 내에서 다른 활동이 있었거나 골프장 내 다른 장소에서도 접촉이 있었을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평가는 다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와 대전 서구에서도 신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영등포구 일가족과 관련해선 22일 지표환자 발생 후 13명이 추가 확진됐고, 서구 어린이집에선 26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5명이 추가 확진됐다.
기존 감염경로에서도 확진자 발생이 이어졌다.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 관련 확진자는 137명으로 2명, 남양주시 행복해요양원 관련 확진자는 62명으로 3명 늘었다. 군포시 의료기관·안양시 요양시설과 여주시 장애인복지시설 관련 확진자도 각각 46명으로 2명, 30명으로 2명 추가됐다. 이 밖에 서울 관악구 삼모스포렉스, 관악구 일가족, 경남 창원시 가족모임과 관련해서도 각각 4명, 2명, 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본격적인 동절기를 앞두고 현재 국내 코로나19 발생 현황은 일정 수준으로 계속 억제·관리되고 있지만, 항상 폭발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며 “저희 방역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국내 발생의 70~80%가 수도권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수도권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거의 절반이 밀집해 생활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실제로 집단유행 위험이 작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권 부본부장은 “다른 국가들은 생활권 외의 이동을 차단하는 소위 봉쇄정책을 최대한 꺼리고는 있지만, 일부 국가는 대응 여력이 없는 탓에 불가피하게 선택하기도 한다”며 “봉쇄는 실제 실행에 어려움이 크고, 무엇보다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일반 환자들에 대한 시의적절한 치료나 관리에 치명적이라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 아니 우리가 절대 선택해서는 안 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끝이 보이고 있는 코로나19와 전쟁에서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끝까지 초지일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기본은 결국은 거리두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