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에 한국전력공사와 KT가 설치한 전봇대의 절반 이상이 점용료를 내지 않고 무단으로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시는 올해 자진신고 방식으로 전봇대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한전과 KT의 전봇대는 모두 7만6553개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그러나 이 중 57.6%인 4만4074개는 신고를 하지 않고 무단으로 설치돼 제주특별자치도 도로점용료 징수 및 도로표지에 관한 조례에 따른 점용료를 납부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 별로는 한전은 4만732개 전봇대 중 1만9403개를 무단으로 세웠으며 KT는 3만5821개 중 2만4671개를 무단 설치했다.
특히 이들 기관은 지난 94년 제주도가 전봇대를 설치할 경우 신고하도록 조례를 개정했음에도 한번도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전봇대를 설치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례에는 무단으로 전봇대를 설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자치단체들 역시 관리 인력 채용과 그에 따른 경비 지출 등을 이유로 그동안 수수방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는 이들 기관이 전봇대 설치 시기를 알 수 없다며 버티자 올해 분부터 점용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봇대 설치에 따른 점용료는 연간 개당 600원이지만 한전과 KT의 전봇대는 공공재인 점을 감안해 50%을 감면한 300원만 부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