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명품 등 고가 상품 매출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불황일수록 소비양극화는 심화된다'는 말처럼, 부자들에게 불황은 다른 세상 이야기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실물경기 침체로 서민들이 주로 찾는 대형마트 매출은 2개월 연속 감소한 반면 백화점 명품 매출 증가율은 다시 30%대로 올라서는 등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0.7% 감소하면서 9월(-9.2%)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달 백화점 매출은 명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1% 증가하는데 힘입어 지난 해와 동일한 수준(0.0%)으로 회복됐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서민층은 먹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는 가계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형마트 매출 추이를 보면 식품(4.0%)과 가정·생활(1.3%) 부문을 제외하고 가전·문화(-13.9%), 의류(-6.1%), 스포츠(-3.6%), 잡화(-5.0%) 등 전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백화점 매출은 올들어 지난 9월에만 0.3% 감소했을뿐 10월에 다시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됐다. 백화점 매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품목은 단연 명품이다.
명품 매출은 올들어 20∼30%대의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5∼8월까지 4개월 연속 30%대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9월에 24.7%로 주춤했지만 10월에 32.1%를 기록하며 30%대를 회복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해외 소비 감소와 백화점들의 매장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당분간 명품 매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환율 상승으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당분간 명품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임영주 연구원은 지난 18일 '소비 한겨울, 봄은 언제쯤' 보고서를 통해 명품 판매 성장이 내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영주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이후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해외여행이 증가세로 반전할 것"이라며, "해외소비가 다시 증가해 백화점 명품 판매 성장률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내년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1%, 실질소비재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를 전망했다.
한편 소비양극화가 사회적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지적에 대해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본부장은 "불필요한 지출로 사치하는 것은 문제지만 명품 소비 자체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본부장은 "소비진작을 통한 내수 부양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부유층이 소비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