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판박이’ 옵티머스, 투자자 돈으로 '무자본 M&A' 전주 행세

입력 2020-10-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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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다. (뉴시스)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다. (뉴시스)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모은 자금으로 상장사 무자본 인수합병(M&A)에 관여해 '전주' 역할을 한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2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옵티머스는 지난해 7월 코스피 상장사 지코 인수에 약 165억 원을 투자했다. 옵티머스는 트러스트올을 통해 지코홀딩스란 회사에 120억 원을 빌려줬다. 지코홀딩스는 약 한 달 뒤인 지난해 8월 지코 경영권 지분(11.42%)을 90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옵티머스는 '티에스 2015-9 성장전략 M&A 투자조합'(20억 원)과 브라이트비즈1호(25억 원) 등을 통해 지코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기도 했다. 이 자금은 옵티머스가 NH투자증권을 통해 H 사(27억 원)와 K 사(10억 원), 개인 30여 명 등에게 모았다. 지코는 피인수 당시인 지난해 7월 옵티머스에 2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지코는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회사로 옵티머스로부터 투자받은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됐다. 다만 옵티머스 관계자가 지코 경영에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러스트올은 지코홀딩스를 상대로 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실패 사례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 매직마이크로는 최대주주 변경 직후인 2018년 6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옵티머스 펀드에 총 93억 원을 투자했다. 이후 옵티머스 관계사로 알려진 코리아리츠로부터 300억 원 투자받기로 했지만, 코리아리츠의 투자 철회로 무산됐다.

앞서 옵티머스는 성지건설과 해덕파워웨이 무자본 M&A에도 자금을 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옵티머스와 자금거래를 했던 한 상장사 임원은 "유현권 스킨앤스킨 총괄고문으로부터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실적이 필요하다고 해 도와주는 개념을 펀드에 가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1조6000억 원대 피해가 발생한 '라임 사태'와 유사한 방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라임)은 지난 4년간 상장사 40곳(5% 이상 지분취득 기준)에 약 1조2000억 원을 투자했다.

라임 투자액 중 일부는 조모 회장(구속기소), 이모 회장(기소, 잠적) 등 기업사냥꾼에게 흘러가 무자본 M&A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수익성 여부다. 라임의 경우 상장사 CB(전환사채)에 주로 투자해 수익률을 조작하고, 주가를 조작해 수익을 챙겼다.

그러나 옵티머스의 경우 대부분 투자사가 거래 정지되거나 상장폐지되는 등 수익을 챙기기 어려운 구조다. 검찰은 이날 해덕파워웨이 본사와 거래처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여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스닥 M&A 전문가는 "무자본 M&A를 통해 수익을 챙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라며 "호재성 신사업을 추진해 주가를 띄우거나 경영권을 장악하고 내부 자금을 빼돌리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라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락현 부장검사)는 이날 펀드 판매사 겸 총수익 스와프(TRS) 제공 증권사인 KB증권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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