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샤를리에브도, 터키 대통령 조롱 만평 공개…이슬람권 반발

입력 2020-10-2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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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에브도, 속옷 차림에 여성 치마 들치는 에르도안 만평 게재
에르도안 “서방이 십자군 전쟁을 원한다”
프랑스 “유혈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증오 발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풍자 만평이 실린 프랑스 잡지 샤를리에브도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신문 가판대에 진열돼있다. 파리/EPA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풍자 만평이 실린 프랑스 잡지 샤를리에브도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신문 가판대에 진열돼있다. 파리/EPA연합뉴스

역사 교사 참수 사건 이후 프랑스와 이슬람권 국가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프랑스의 풍자 주간지 샤를리에브도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풍자하는 만화를 내놔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서방이 십자군 전쟁을 원한다”며 발끈했다.

28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샤를리에브도는 이날 발행한 잡지 표지에 “에르도안:그는 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 매우 웃기다”는 문구를 넣은 만평을 게재했다. 만화 속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티셔츠와 속옷만 걸친 채 히잡을 쓴 여성의 치마를 들어 올린 모습으로 묘사됐다. 대통령의 옆 말풍선에는 “오, 예언자여!”라고 적었다.

터키 정부는 강력히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파흐레틴 알툰 터키 대통령실 언론청장은 “(그 만평은) 명백한 인종차별이고 이슬람 혐오이며 프랑스의 지도자가 원하는 편협한 문화적 환경의 산물”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터키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주터키 프랑스 대사관을 초치해 항의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샤를리에브도의 만평이 “역겨운 공격”이라며 십자군 전쟁까지 언급했다. 그는 “나의 선지자(무함마드)에 대한 비열하고 비도덕적인 만평을 실었던 잡지가 이번에는 나를 겨냥한 만평을 실었다고 들었다”며 비난했다. 이어 “내 사랑하는 선지자를 그런 식으로 모욕하는 악당들에게 할 말이 없다”며 “나의 슬픔과 분노는 나에 대한 역겨운 공격 때문이 아니라 이 집지가 우리의 선지자에 대한 무례함의 원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다시 한번 야만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며 “그들은 말 그대로 십자군 전쟁을 다시 시작하길 원한다”고 지적했다. 또 “선지자 무함마드를 향한 공격에 저항하는 건 우리에겐 명예의 문제”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터키 앙카라 검찰청은 샤를리에브도의 만평에 대한 공식 수사를 개시했다. 터키에서 대통령 모욕죄는 최대 4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터키 정부의 대응에 “프랑스는 협박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프랑스는 원칙과 가치, 특히 표현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맞받았다. 그는 2015년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샤를리에브도를 공격해 12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말은 최근 프랑스에서 발생한 유혈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증오 발언이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프랑스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가 이슬람 극단주의 청년에 의해 길거리에서 참수된 사건 이후 프랑스와 이슬람권의 갈등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들의 법이 공화국의 법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상이 문제”라며 이슬람과 이슬람교도를 공격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신치료가 필요하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이날 만평이 공개된 후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선지자를 모욕하는 행위를 왜 지지하느냐”며 터키에 힘을 실었다. 쿠웨이트와 터키, 방글라데시, 이란 등에서는 프랑스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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