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로 미국 대선이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악재가 터졌다. 미국에서 일주일 새 코로나19 확진자가 50만 명이나 증가하는 등 사상 최대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경제 재봉쇄 우려에 ‘더블딥(경제가 침체 후 회복기에 들어섰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며 금융시장도 공포에 휩싸였다.
28일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43.24포인트(3.43%) 급락한 2만6519.95에 마감했다. 지난 6월 11일 이후 최대폭 하락이다. S&P500지수는 119.65포인트(3.53%) 떨어진 3271.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26.48포인트(3.73%) 하락한 1만1004.87에 각각 장을 마쳤다.
29일 밤(한국시간) 발표되는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31%로 전망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전분기 마이너스(-)31.4%에서 ‘V자형’ 반등으로 보이지만 수치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는 경고가 나온다.
대니얼 앨퍼트 코넬로스쿨 거시경제학 선임 연구원은 “GDP의 큰 폭 증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례 없는 봉쇄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데서 반등했다는 의미일 뿐”이라면서 “그 자체로 의미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 수치만 놓고 경제가 회복됐다고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경합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자 수가 치솟고 있어 트럼프 지지자들이 투표를 하지 못할 가능성마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편투표는 사기”라며 11월 3일 현장투표를 장려해왔다. 그러나 팬데믹이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를 포함한 중서부와 인근 지역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주 위스콘신주는 1인당 코로나19 발생률이 미국 주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의 7일간 평균 확진자 증가율도 각각 25%, 33%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은 트럼프 재선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 주로 분류되고 있다.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는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총 7만7744표를 몰아주며 승리로 이끌었다.
상황 악화는 여론조사에도 반영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가 이날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위스콘신주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57%대 40%로 17%포인트나 따돌렸다. 블룸버그는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률 급증이 트럼프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에드 롤링스 공화당 선거 전략가도 “감염 급증으로 트럼프가 표에서 어느 정도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인정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야말로 최악의 시기에 최대 악재를 만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