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인텔 낸드 사업부를 10조3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에 대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29일 말했다. 인수 사업부 가격이 다소 높게 매겨졌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해명한 것이다.
이 사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3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가 공정 중심 국가라서 그러는지 모르는데, 인텔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솔루션 역량과 무형자산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 종합적으로 평가해 도달한 가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수 결정은 솔루션 역량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도 추가로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128단 낸드 플래시를 개발하는 등 낸드 칩 개발 부분에선 이미 큰 진전을 이뤘지만, 솔루션 부분에선 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논지다.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3000억 원의 '빅딜'이 성사된 배경으론 "당연히 (최태원) 회장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또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인텔에서 몸담았던 자신의 이력도 영향을 끼쳤다고 언급했다.
또 이 사장은 4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 시기는 내년 중하반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올해 말 완공할 예정인 (경기 이천) M16 공장에 극자외선(EUV) 장비를 설치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사장은 '제13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 시작 전 정승일 산업부차관과 함께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반도체 대전 2020' 전시장도 방문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부스를 포함한 10여 개 부스를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