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지사업 분할에 성공했다. 배터리 독립법인을 통한 성장 로드맵을 본격 실행하며 세계 최고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LG화학이 3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전지 사업부 분할 계획이 찬성 63.7%로 통과했다고 밝혔다.
전지 사업부를 물적으로 나눈 신설법인 ‘LG 에너지솔루션(가칭)’은 12월 1일 본격 출범할 예정이다.
배터리 사업부 분할에 대한 표 대결을 앞두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지사업부 분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전지 산업은 엄청난 성장이 전망되는 한편, 기존의 경쟁사들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도 전지 사업에 진출하는 등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 경쟁 또한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전지 사업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시장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분사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LG화학이 지난 70여 년 동안 지속해서 성장해 온 이유는 끊임없이 창조적으로 변화하고 도전해 왔기 때문이며 이번 분사 결정 또한 앞으로도 지속해서 영속하기 위한 또 다른 걸음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면서 “분할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고 LG화학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주주 여러분의 지지와 격려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신 부회장이 주주의 지지를 강력하게 요청한 것은 소액 주주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희석을 이유로 전지 사업 분할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주총 통과가 불확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의 인사말 후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차동석 사장은 전지사업의 분할 계획에 대한 배경 및 취지, 향후 전략 방향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LG화학의 전지 사업부 독립이 성공하면서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통한 성장 속도를 올릴 수 있게 됐다.
전지 신설법인은 수주 확대와 수요 증가를 대비한 투자를 가속할 방침이다. 현재 150조 원 규모의 수주 잔액을 확보한 상태이지만, 글로벌 경쟁 업체 및 자동차 업체 진입 등으로 배터리 산업 내 경쟁은 매우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적기 투자를 통해 적기에 투자를 확대하며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1위의 지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지 사업부는 분사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으로 대응하고, 산업 특성에 최적화된 효율적 운영 체계를 갖춰 구조적인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체질 개선에 성공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설법인은 고용량 양극재, 고효율 실리콘계 음극재, 고안전성 분리막 등의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 갖춘 고성능 제품 개발과 선도적인 공정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고 배터리 재활용 등 신규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전지 사업부뿐만 아니라 LG화학 자체로도 재무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지 사업부가 사업본부에 속해있던 체제에서는 배터리 사업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 규모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순차입금이 8조 원으로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100%를 넘어선 상황이다. 전지 사업 분할로 재무적 부담을 완화하고, 건전한 재무구조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투자 재원이 한정된 만큼 전지에 투자가 집중되며 석유화학, 첨단소재 등 다른 사업부와 투자 불균형이 발생하며 성장이 제약되는 상황이 있었지만, 이번 분할로 다른 사업부도 충분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의 독립에 따라 자체 창출 현금을 재투자해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부문 등 기존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단 계획이다.
석유화학 사업은 위생용품, 지속가능 친환경 소재 등 유망 성장 영역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확대 및 국제 사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첨단소재 사업은 양극재를 비롯한 전지 소재, 고성장성 갖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자동차 산업 소재 등 신소재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생명과학 사업은 기존 사업들의 시장 확대와 함께 글로벌 신약개발을 목표로 미국 현지 임상개발을 본격화하며, 전방위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 지속 확대로 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분할 후의 LG화학은 전지 사업에서의 일등 경쟁력을 확고히 함과 함께 기존 사업에서의 수익성 제고로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해 기업 및 주주 가치를 동시에 성장시킬 것”이라며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갖춘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