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사는 성공했는데…LG화학, '주주 달래기' 여전히 과제

입력 2020-10-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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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반대 의사 표한 주주들 실망감

▲LG화학이 30일 회사분할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이 30일 회사분할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이 전지 사업부를 분사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를 반대했던 주주들을 달래는 것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다.

LG화학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해 배터리 사업부 분할 계획 승인안을 가결했다. 이날 주총의 참석률은 77.5%, 출석 주식 수 기준 찬성률은 82.3%로, 총 주식 수 기준 찬성률은 63.7%를 기록했다.

특별결의 사안인 물적 분할은 주총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LG화학은 지난달 전지 사업부의 물적 분할을 발표하자 개인 주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미래 성장동력인 ‘배터리’를 보고 투자했지만 사업을 물적 분할해버리며 배터리 사업의 과실은 회사가 독식하고 나머지 성장이 정체돼있는 기존 사업만 개인 주주들에게 강요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LG화학은 이달 14일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향후 3년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 원 이상의 현금배당을 추진하고, 분할 전과 동일한 배당 재원 기준 적용을 위해 연결재무제표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한다는 내용이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직접 주주 서한을 보내며 배터리 분사에 대한 당위성과 기존 사업의 성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주주들의 반발은 지속됐고, 결국 LG화학은 이 반대를 무릅쓰고 배터리 사업부를 분사했다. 이 결과 발표 후 LG화학의 주가는 하향세를 보이며 개인 투자자의 주심(株心)을 대변하고 있다.

한 주주는 "결국 석유화학 회사에 투자한 꼴이 됐다"고 토로했고, 또다른 주주 역시 "앞으로 주가 하락은 불보듯 뻔하다"고 전했다.

주식회사인 LG화학으로선 뿔난 주주들을 달래지 못한 채 배터리 사업 분할을 강행한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분사 이후 주주를 달래기 위해 기업 가치 극대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의 독립에 따라 자체 창출 현금을 재투자해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부문 등 기존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사업은 위생용품, 지속가능 친환경 소재 등 유망 성장 영역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확대 및 국제 사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첨단소재 사업은 양극재를 비롯한 전지 소재, 고성장성 갖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자동차 산업 소재 등 신소재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생명과학 사업은 기존 사업들의 시장 확대와 함께 글로벌 신약개발을 목표로 미국 현지 임상개발을 본격화하며, 전방위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 지속 확대로 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분할 후의 LG화학은 전지 사업에서의 일등 경쟁력을 확고히 함과 함께 기존 사업에서의 수익성 제고로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해 기업 및 주주 가치를 동시에 성장시킬 것”이라며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갖춘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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