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당면 과제는?

입력 2020-10-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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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ㆍ소송 등 선결과제로…사업 경쟁력 강화 위한 투자 재원 마련 방책으로 IPOㆍFI 유치 등 고려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사진 제공=LG화학)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사진 제공=LG화학)

LG화학의 전지 사업이 분할돼 12월 설립되는 ‘LG에너지솔루션(가칭)’은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삼았다. 향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지분 구조의 변화도 예상된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앞서 전기차 화재, SK이노베이션의 소송 등의 현안에 대해 선제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잇따른 전기차 화재의 책임 소재를 규명해야 한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코나' 등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국토교통부는 시정조치(리콜)를 명령하며 배터리 셀이 원인일 수 있다며 배터리가 발화의 원인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즉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현대차와 함께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 배터리가 원인이 아니고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의 문제라면 LG에너지솔루션은 큰 흠집 없이 새로운 법인으로서 산뜻하게 출발할 수 있지만, 만약 배터리가 다시 원인으로 지목된다면 안정성 이슈를 떠안을 수 있어 사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배터리 교체 등 비용의 부담도 생길 수 있지만, 관련 충당금을 매출의 2~3% 내외로 쌓아와 회계상 추가적인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관련 소송도 LG에너지솔루션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4월 LG화학이 제기한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한 최종 판결을 두 차례 연기해 12월 10일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같은 달 1일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곧바로 이 최종 결과에 따라 대응을 해야 한다. 최종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은 유리한 고지에서 SK이노베이션과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기술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서 입증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ITC가 ‘수정(Remand)’ 지시를 내리거나 조기 패소 판결을 유지하되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공익성을 추가로 검토하겠다는 결정이 나오면 항소를 준비하고 SK이노베이션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조건에 서지 못한다.

단, ITC의 최종 판결이 연기된 만큼 LG에너지솔루션 출범 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협상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과제와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투자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수주 잔액이 150조 원에 달해 매년 3조 원가량의 시설 투자를 하는 만큼 가장 유력하게 보는 투자 재원 확보 방안은 IPO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배터리 사업의 분할을 발표한 뒤 “배터리 신설법인의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을 해 배터리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실행할 수 있다”라며 “배터리 분할법인의 외형과 수익성이 세계시장에서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을 바로 추진한다 해도 절차에 1년 정도 걸린다”라며 “관례상 비중은 20~30% 수준으로 크지 않고 배터리 자회사에 대해 LG화학이 절대적인 지분율을 계속 보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안은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는 것이다. EV 산업의 성장세와 비교해 2차전지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자동차 OEM 기업들이 배터리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 FI를 자처하고 있고 합작사(JV)를 통한 물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어 분사 이후 ‘러브콜’이 쇄도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설립에 반대했던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LG화학은 30일 전지사업 분할 계획이 주주총회를 통과한 뒤 주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LG화학은 “LG화학의 전지사업 분할 계획을 승인해주신 주주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며 “분할 과정에서 주주분들의 일부 우려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라고 밝혔다.

LG화학은 또한 “앞으로 전지사업을 세계 최고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하는 한편 기존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것이 주주분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대에 부응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LG화학은 기업과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LG화학은 “다시 한번 주주분들의 지지와 격려에 감사드리며, 회사 발전을 위한 여러 제언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고 소통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하는 세계적 기업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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