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장관 '반발 연판장' 검사 300명 돌파…'검란' 현실화하나

입력 2020-11-01 11:02 수정 2020-11-0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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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2012년 '검란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라온 최재만(사법연수원 36기) 춘천지검 형사1부 검사의 글에 달린 지지 댓글이 300개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연감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전국 검사 정원은 총 2252명으로, 댓글 수는 전체 검사의 13%에 달하는 수준이다.

발단은 지난달 28일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사법연수원 29기)가 검찰 내부망에 “추 장관의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추 장관은 이후 작성자인 이 검사 관련 의혹을 다룬 언론 기사를 SNS에 공유하면서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적었다.

추 장관이 '커밍아웃'이란 표현을 쓰자 검찰 내부의 본격적인 반발이 시작됐다.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추 장관님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은 어떤 것이냐”며 “저 역시 커밍아웃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최 검사는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 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감히 여쭤보지 않을 수 없다”고도 비판했다.

검사들이 실명으로 이에 동조하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글을 올린 최 검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전 의원 사위다.

댓글을 다는 수준을 넘어서 검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선 추 장관의 두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과 국정감사에서 검찰 조직에 대한 불신을 표시한 것을 두고 조직적 저항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추 장관은 이번 국감에서 해체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에 대해 "증권범죄의 '포청천'으로 알려졌지만 그게 아니라 비리의 온상"이라고 말했다. 잦은 감찰 지시도 불안감을 부추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2012년 불거졌던 '검란 사태'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검란 사태란 채동욱 대검차장과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 등이 한상대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사건으로, 실명과 서명을 모으는 '연판장'이 돌기도 했다. 당시 한 검찰총장이 사퇴했고 이는 검찰 역사에서 손에 꼽을 만큼 대규모 항명사태로 평가된다.

반대의견도 있다. 임은정 대검찰청 검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은 30일 검찰 내부망에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임 연구권은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느냐"며 "종래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이뤄지고 있는 이때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의견을 내놨다.

추 장관도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라며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다"고 적었다. 아울러 "지금의 검찰조직과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집는 기사들이 더 많아지길 빈다"는 강모 기자의 글을 함께 공유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도 1일 SNS를 통해 "과거 검찰 출신 법무부장관 또는 민정수석이 비공식적 방법으로 내린 수많은 수사지휘에 대해서는 반발하기는커녕 '대선배의 지도편달'이라며 공손히 받아들였다"며 "왜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비검찰 출신 법무부장관이 검찰수사의 문제점을 교정하기 위해 공식적 지휘를 했을 때만 '검란'이 운운되는 것인가"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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