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실적 가른 비은행…올해 ‘리딩뱅크’ 승부처

입력 2020-11-02 05:00 수정 2020-11-0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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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 증가
코로나發 충당금 늘며 은행 수익↓
증권·기업금융 등 지주 실적 견인

5대 금융지주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3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사모펀드사태와 충당금 적립 확대로 은행 실적은 저조했지만 ‘동학개미’로 대변되는 주식 시장 호황으로 증권 등 비은행 부문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국내 시중은행 처음으로 분기 기준 1조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싸움도 연말까지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3분기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나란히 1조 원의 순이익을 넘기면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1조1666억 원으로 전년 동기(9403억 원)에 비해 24.1%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순이익도 1조1447억 원을 기록, 전년보다 16.6%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도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6951억 원) 대비 3.2% 증가한 7601억 원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550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966억 원) 보다 38.8% 증가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우리금융지주만 순이익 감소했다.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전년(4860억 원) 보다 1.28% 줄었다.

금융지주 실적은 비은행 부문 수익성이 좌우했다. KB금융에선 KB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2097억 원으로 전년 동기(585억 원)에 비해 275.8% 급증했다. 신한금융 계열사 중에선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47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4111억 원 대비 14.4% 증가했다. 신한생명(1713억 원)의 순이익도 전년 보다 56% 증가했다. 하나금융 주요 계열사에선 하나금융투자의 3분기 당기순익은 288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6.2% 늘었다. 하나카드의 경우 1144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129.6% 증가했다. 농협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중 NH투자증권의 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39.6% 늘었다.

반면, 핵심 계열사인 은행 수익성은 모두 뒷걸음질 쳤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6356억 원으로 전년 동기(7016억 원)에 비해 9.4% 줄었다. 신한은행은 6244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7% 감소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도 각각 22.2% 6.4% 감소했다. 우리은행도 전년보다 28.2% 수익이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따른 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과 코로나19에 대비해 충당금이 늘면서 은행 수익성이 줄었다”면서 “비은행 부문에서 자본시장과 기업금융, 글로벌 부문에서 선전하면서 전체 지주실적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금융권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리딩뱅크 타이틀을 두고 벌이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쟁이다. 3분기 기준으로는 KB금융이 신한금융에 219억 원 차이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이 KB금융 보다 723억 원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KB금융은 2017년 신한을 제치고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8년과 2019년에 2년 연속 신한금융위 1위를 차지하면서 리딩뱅크를 수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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