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 美 주식시장은 이미 블루웨이브에 베팅

입력 2020-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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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S&P500, 7월31~10월 31일 0.04% 하락…바이든 승리로 본 것
선거 전 3개월간 증시 하락 집권당 후보 패배로 이어져
골드만삭스 등 월가 “바이든 승리, 시장에 긍정적”
미국 대선, 2016년 브렉시트 넘어선 최고의 도박판

▲출처 마켓워치
▲출처 마켓워치

미국 주식시장과 월가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백악관과 상·하원을 민주당이 모두 휩쓰는 ‘블루웨이브’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CNN은 월가의 대선 결과 예측 지표 중 하나인 S&P500지수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청신호를 보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증시, 대선 전 3개월간 내리면 집권당 패배

CFRA리서치에 따르면 S&P500지수는 7월 3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대선 직전 3개월간 0.04% 하락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직전 3개월 동안 S&P500지수가 하락하면 집권당 소속 현직 대통령이나 대선 후보가 패배했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집권당 후보가 승리했다.

예외는 세 차례뿐이었다. 1956년 집권 공화당 소속 현직 대통령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대선을 앞두고 3개월간 증시가 하락했지만 승리했다. 반대로 1968년 민주당의 린든 B. 존슨 당시 대통령이 대선에 나서지 않는 대신 휴버트 험프리가 출마했지만,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셨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1980년 불황에 직면, 증시 강세에도 패배했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대역전극을 펼쳤던 2016년 대선에서도 뉴욕증시 예측은 적중했다. 당시 여론조사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점쳤지만 증시는 하락세였고,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였다.

그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로 시장의 변동성도 커지면서 뉴욕증시의 대선 예측도 불과 하루 만에 갈렸다. 10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0월 30일 전만 해도 S&P500지수는 3개월간 성적이 플러스(+)여서 트럼프 승리로 귀결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S&P500지수가 1.2%나 빠지면서 ‘바이든 우세’로 나오게 된 것이다.

월가 “바이든 승리, 경제에 좋을 것”

트럼프는 “민주당이 미국 경제를 멸망시키고 선거에서 승리하면 증시도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월가는 바이든과 민주당의 승리를 점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블루웨이브’가 경제와 시장에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낙관하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중순 투자자 메모에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휩쓰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면 내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 직후 최소 2조 달러(약 2271조 원)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며 “또 인프라와 기후변화, 헬스케어와 교육 등에서 바이든의 장기 재정지출 계획도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이 인상될 것이나 바이든 후보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경제 성장 효과가 증세의 부정적 영향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JP모건체이스의 두브라브코 라코스-부하스 투자전략가가 이끄는 팀은 7월 보고서에서 “민주당의 11월 승리가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우리는 이 결과를 중립에서 약간 긍정적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로 경제가 약한 상황이어서 바이든이 대통령이 돼도 증세가 트럼프 감세를 되돌리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또 무역전쟁을 둘러싼 발언의 완화, 인프라 지출에 따른 잠재적 이익, 최저임금 상승 등이 증세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바이든의 경제 공약은 트럼프보다 740만 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이는 트럼프 계획보다 2년 이른 2022년 하반기에 완전 고용을 실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미국 대선 베팅액 3200억 원

이번 미국 대선은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넘어 최고의 도박판으로 떠올랐다. 선거 등 정치 이벤트에 대한 베팅이 허용된 영국에서 판돈이 사상 최대치로 치솟은 것이다. 영국 베팅업체 베트페어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미국 대선에 걸린 베팅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2억2000만 파운드(약 3200억 원)로 4년 전 트럼프와 클린턴 대결 당시 기록한 1억9900만 파운드를 넘었다. 영국 선거에 대한 베팅액 기록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의 1억1300만 파운드다. 베트페어는 올해 미국 대선 베팅액이 최종적으로는 4억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팅 정보업체 오즈체커의 피터 와트 홍보 책임자는 “베트페어는 영국에서 가장 큰 거래소이지만, 다른 거래소에서도 활발하게 베팅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미국 대선에 걸린 판돈은 2억2000만 파운드보다 훨씬 클 수 있다”며 “미국 대선에 대한 영국인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률에 따른 당선 확률을 살펴보면 바이든은 현재 66%, 트럼프는 34%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반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선거 예측모델을 굴리는 미국 선거 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바이든의 승리 확률을 2일 현재 무려 89%로 보고 있다.

심지어 영국에서는 2024년 미국 대선에 대한 베팅도 진행되고 있다. 베트페어에 따르면 바이든과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이 4년 뒤 새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16.7%로 동률이다. 심지어 트럼프가 이번에 낙선하고 다시 도전해 이길 가능성도 4.8%로 점쳐졌다. 과거 22대 미국 대통령인 그로버 클리블랜드가 재선에 실패하고 나서 다시 도전, 24대 대통령에 오른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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