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 월가는 상원 선거에 더 촉각

입력 2020-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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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바이든+민주당 상원이 최선 시나리오"
바이든+공화당 상원의 경우 정책 집행과정 비관 전망

이번 미국 대선에서 주목할 건 대통령 선거만이 아니다. 상원의 승리 여부에 정책 규모와 금융 시장의 향방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월가 전문가들은 상원 선거 결과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원을 모두 가져가는 ‘블루웨이브’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민주당의 상원 승리도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블루웨이브가 실현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부양책이나 대형 인프라 투자, 의료보험 정책 등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톰 맥플린 UBS글로벌자산운용 채권 담당자는 “민주당이 상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주식 시장은 부정적 반응을 나타낼 것”이라며 “경기부양책의 규모가 작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에선 대통령은 민주당이, 상원 과반 이상은 공화당이 차지할 경우, 경기부양책 규모가 가장 작아지는 시나리오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원 모두 가져갈 경우에는 이들이 꺼내든 정책 공약이 미국인들에게 일종의 ‘허락’을 받은 것으로 여겨져 정책 원안 그대로 이행할 힘을 얻게 된다.

에드 캠벨 QMA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원을 동반하지 않은 바이든의 승리는 시장에서의 모든 시나리오 중 최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캠벨이 언급한 사례는 현재 민주당 하원과 백악관이 협의하고 있는 1조8000억 달러(약 2044조 원) 규모의 추가 부양책이다. 공화당 상원은 부채 확대에 따른 우려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블루웨이브가 될 경우 증세와 규제 강화로 기업 수익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화당이 상원을 가져가면 바이든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경우 코로나19로부터 차츰 회복 중인 시장이 대대적으로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현재 민주당의 상원 의석 수는 47석으로, 그동안의 여론조사를 감안하면 3석 이상을 늘릴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과반을 넘어 6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야당의 의사 진행 방식 중 하나인 ‘필리버스터’마저 무력화하고 보다 수월한 정책 집행을 할 수 있게 된다.

▲미국 공화당 지지자들의 엇갈리는 트럼프 지지율. 빨간색: 당보다 트럼프를 중시하는 공화당 지지자 / 분홍색: 당을 트럼프 우위에 두는 공화당 유권자.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공화당 지지자들의 엇갈리는 트럼프 지지율. 빨간색: 당보다 트럼프를 중시하는 공화당 지지자 / 분홍색: 당을 트럼프 우위에 두는 공화당 유권자.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시장 참가자들은 공화당이 상원을 차지하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재선에 성공할 확률은 그다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공화당이 대선에서 지더라도 상원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도 아직 유효하다.

선거 분석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의 예상 의석 수는 각각 45석, 46석으로 공화당이 미세하게 앞서고 있다. 남은 9석은 양당이 접전을 보이고 있다. 정치 도박사이트 프레딕트잇은 지난달 초 70%까지 올랐던 블루웨이브의 확률이 지난달 24일 예측에선 55%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알렉 영 택티컬알파 최고투자책임자는 “바이든의 승리 확률이 민주당 상원 승리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라며 “상원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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