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증시 급락에 따른 사채가액 조정 '이중고'

입력 2008-11-2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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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전환시 추가 물량부담에 경영권 위협 가능성도 있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코스닥시장이 다시 300선 아래로 밀려난 가운데 잦아진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행사가액 조정이 상장사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낮아진 전환·행사가액에 자연스레 늘어나는 주식 전환 물량이 추가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물량 부담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최대주주 지분이 낮은 기업이라면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 지분이 될 가능성이 다분히 있기 때문이다.

전환·행사가액의 조정은 사채 발행후 매 3개월(이하 전환(행사)가 조정일)마다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한 1개월 평균가격, 1주일 평균가격 및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한 가액과 최근일 종가 중 낮은 가액이 직전 전환가액보다 낮은 경우에는 그 가액을 새로운 전환·행사가액으로 한다. 또한 조정한 전환·행사가액이 액면가 이하일 경우에는 액면가로 조정한다.

지난 19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19일 현재까지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전환가액 조정을 공시한 기업은 인네트와 한서제약, 제이튠엔터테인먼트 등 15개 기업이 있으며, 신주인수권의 행사가액 조정을 알린 기업은 한성엘컴텍, 나우콤, 코스프 등 29개사에 달한다.

가장 최근 일자로 공시한 인네트의 경우 지난 8월12일 공모 발행한 19억9900만원 규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이 1900원에서 1330원으로 낮아져 전환가능 주식수는 105만2105주에서 150만3007주로 45만902주가 늘었다.

인네트의 현재 주가는 액면가보다 낮은 465원으로 시일이 지나서도 현재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 전환가능 주식수는 더욱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300만달러 규모의 BW를 발행한 에피밸리의 경우 14일 공시를 통해 행사가액이 5734원에서 1600원으로 낮아져 행사가능 주식수가 64만5308주에서 231만2625주로 늘었다고 밝혔다.

코스닥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환·행사가액이 낮게 조정될 수록 물량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만약 최대주주의 지분이 낮은 경우에는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환·행사가격이 낮아지길 기다렸다가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서 경영권에 위협을 준다던가 하는 가능성도 있다"며 "최대주주 지분이 낮은 상장사라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지분율을 만들어야 하는 고민도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역설적으로 시장이 안좋아 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사채의 행사 및 전환을 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말과도 같다"며 "일반적으로 전환 이후 물량이 추가 상장 물량이 나온다는 공시가 나와도 주가가 빠지지 않는 상승 시기에 전환 및 행사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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