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는 19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폭의 물가 하락과 최악의 주택경기로 인한 경기후퇴 우려 및 미 자동차 업계 파산 우려를 반영한 가운데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의 암울한 경제 전망까지 더해져 일제히 폭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27.47포인트(5.07%) 급락한 7997.28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지난 2003년 3월 이후 5년반 만에 처음으로 8000선 밑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2.54포인트(6.12%) 밀린 806.58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전장대비 96.85포인트(6.53%) 내린 1386.42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증시는 이날 글로벌 자동차 업계 '빅 쓰리'에 해당하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의 도산 우려에 따른 혼조세로 장을 시작했다.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 자동차 '빅 쓰리' 업체 중 하나라도 도산할 경우 미국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은 물론, 지난 리만브라더스 파산에 버금가는 충격을 글로벌 금융시장에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수는 이후 초반 등락을 반복하다가 악화된 주택지표와 소비자물가 지표를 적극 반영해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을 키웠고 10월 FOMC 의사록이 발표된 뒤 낙폭을 확대, 장 마감 1시간여를 앞두고 추락해 8000선이 붕괴됐다.
10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미 경제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완만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2008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의 1.0~1.6%에서 0.0~0.3%로 하향 조정, 내년 전망치 역시 2.0~2.8%에서 -0.2~1.1%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0% 급락해 지수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1947년이래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근원 CPI는 0.1% 떨어져 1982년 12월이래 최대 낙폭을 보였다.
10월 신규주택 착공실적 역시 4.5% 감소한 연율 79만1000채를 나타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9년이래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택지표가 사상 최악의 상황을 나타내고 소비자물가가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면서 경기후퇴 심화 우려가 점차 고조되는 상황 속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GM의 주가는 10%대의 급락세를 보였고 포드의 경우 무려 24% 폭락했다.
금융주 역시 연일 약세를 지속했다. 씨티그룹의 주가가 23% 폭락해 13년래 최저치로 추락하며 이날 금융주 하락세를 주도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11% 급락, 지난 1999년 상장 이후 최저가인 동시에 공모가를 불과 2달러 상회하는 55.1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골드만삭스의 시가총액은 260억달러로 지난해 사상 최고치대비 4분의 1로 줄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의 인수 협상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 속 MS측이 야후와의 인수 협상은 종료됐다고 일축하면서 야후의 주가 역시 20% 폭락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경기후퇴 우려 속 원유 재고가 늘어나면서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77센트(1.4%) 하락한 53.62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