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임 부장검사들에게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하는 검찰이 되라”고 당부했다.
윤 총장은 3일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신임 부장검사 교육에서 “검찰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형사법 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고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감찰 등 자신을 둘러싼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후배 양성에 집중했다.
그는 “부장으로서 부원들에게 친한 형이나 누나와 같은 상담자 역할을 하고, 정서적 일체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팀워크를 잘 만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관리자로서 부원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공정한 일의 분배가 중요하고 사건에서 한 발 떨어져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후배를 지도하라”고 교육했다.
반면 추 장관은 이날 윤 총장을 향해 거친 발언을 이어갔다. 추 장관은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윤 총장은 지난달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했던 전국 지방검찰청 순시를 재개했다. 일각에선 윤 총장이 이 과정에서 측근들과 재회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윤 총장은 대전고검, 대전지검 간담회에서 이두봉 대전지검장, 이복현 형사3부 부장검사, 양석조 대전고검 검사 등을 만났다. 초임 부장검사 대상 교육이 열린 진천 법무연수원에는 한동훈 검사장이 근무하고 있다.
추 장관은 이를 두고 윤 총장이 정치적 행동에 나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추 장관은 온라인을 통한 일선 검사들의 반발을 일부의 문제로 봤다.
최근 추 장관이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 남발 등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에 대해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공개 저격하면서 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며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는 약 300개에 달하는 지지 댓글이 달렸다.
추 장관은 “대다수의 일선 검사들이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담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직접수사 위주의 수사기관이 아니라 진정한 인권옹호기관으로 거듭나 모든 검사가 법률가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며 “검사들도 개혁의 길에 함께 동참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태를 축소하고 최 검사의 글에 동의하지 않은 검사들을 옹호하는 뜻으로 읽히지만, 추 장관을 비판한 검사들을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으로 몰아 편 가르기를 한다는 우려가 있다.
추 장관은 실명 지지 댓글을 단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국민의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 시작된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라’는 청원의 동의자는 1일 20만 명을 넘긴 뒤 3일 오후 4시 기준 39만8019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