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 롬니·래리 호건 등은 트럼프에 반대했지만 바이든에 투표는 안 해
미국 공화당 소속의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공화당 인사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한 사람은 있었지만, 현직 주지사가 상대 당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공개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3일(현지시간) 버몬트 현지 매체인 세븐데이즈에 따르면 스콧 주지사는 대선 투표일인 이날 “나는 당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했다”며 “나에겐 괴로운 일이었지만, 결국 바이든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8월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말은 아껴왔다.
스콧 주지사는 “그동안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나는 영혼 탐색부터 시작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한 이유를 “트럼프는 4년 동안 이 나라를 단합시킬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는 데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서로를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치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이든 후보에게 바라는 점도 전했다. 스콧 주지사는 “바이든의 정책 중에는 내가 동의할 수 없는 것도 있지만 나는 그가 미국을 치유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그가 극좌파가 아니라 온건·중도주의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콧 주지사는 2016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에는 하원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찬성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공화당 내에서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반대 의사를 밝힌 인사는 밋 롬니 상원의원과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이다. 다만 이들은 스콧 주지사처럼 바이든 후보에게 표를 주지는 않았다. 호건 주지사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적었다고 밝혔다.